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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선생 Feb 08. 2019

[팩트폭격] 수학에 관한 뜬소문 잠재우기.

#017



* 경험에 의거한 사견입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수학을 잘하려면 일단 머리가 좋아야 한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아래 두 가지 소원 중 하나를 반드시 들어준다고 하자.

1. 아이의 아이큐를 150 이상으로 만들어 준다.

2. 아이가 정신 차리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도록 한다.

1번 선택할 용자가 과연 있으신지.


초등수학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어느 정도 수학 실력이 있는, 최소 전국 4%(수능 기준 1등급) 이내의 학생이라면 이미 실력이 있으니까 해 볼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나머지 96%는 그럴 수준이 아니다. 초등 수학 실력이 좋은 학생이 중등 수학을 잘할 수 있는 좋은 기본기를 가진 것이지, 초등 수학을 등한시한 채 중등 수학을 여러 번 한다고 좋은 수학 실력을 빨리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초3 때 대학교가 결정된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좀 과한 면이 있지만 초등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 믿는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먼저 초등 수학을 잘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일단 진도부터 빼는 것이 좋다.

 이것도 4% 이내의 학생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미 실력이 좋은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학습을 시작하는 초등 저학년도 난이도를 높여가며 다지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어렵지 않은 책으로 진도만 쭉 나가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다. 이유는 실력이라는 것의 실체 때문이다. 수학에서 실력은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니, 그에 맞게 난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먼저 이끄는 것이 좋다. 빠른 진도는 실력이 충분한 것이 확인되면 불안함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대충 공부하는 상태로 진도만 나가면 쌓이는 지식이 부족하여 뒤로 갈수록 힘들다. 나중에 다시 배울 때 처음 배우는 느낌마저 든다. 또, 쉬운 문제 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어려운 문제만 나오면 틀리거나 아예 풀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많다. 학교에서 하는 수업도 제대로 모르는데 진도를 빼면서 내년에 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좋은 실력을 가졌다면 내년에도 그 실력을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건 경험으로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어른의 상식은 경험의 산물이다. 상식에 맞게 생각하면 된다.


선행학습을 하다 보면 지금 모르는 것도 알게 된다.

 일단, 선행학습이라는 것을 잘 해낼 수 있는 학생이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 모르는 것이 있다면 왜 그것을 공부하지 않고 왜 다른 학년의 내용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기를 기대하는가. 지금 모르는 건 지금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어려운 문제는 선행학습을 해야 풀 수 있다.

 선행학습 금지법에 따라 모든 학교의 모든 시험문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도 풀린다. 45~50분에 20~25문제를 풀어야 하는 긴장감 가득한 시험 환경에서 윗 학년의 내용을 당겨서 풀어낼 수 있는 학생은 어떤 학생일까. 최소 최상위권~극상위권 학생들일 것이다. 그러니 그 이하는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학원의 선행학습 강사가 알려준 기발한 테크닉 하나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는 1년에 한 문제 만나기도 어렵다.


중학교의 2학기 수학은 중요하지 않다.

 중학교는 1학기 과정은 대수(방정식, 부등식, 함수 등) 과정이고 2학기는 기하(도형 관련) 과정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는 것 같다. 중요하지 않은 과정은 없다. 고등학교 인문계열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 자연계열 학생들의 그것과 비교하여 2학기 내용과 관련은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다."라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 자연계열은 말할 것도 없다. 실력이 아주 좋은 학생들이 아주 어려운 문제를 2학기에는 조금 덜 풀어볼 수는 있겠다.


일단 많이 풀어야 한다.

 어느 정도 양은 풀어야 하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양이 과할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모르는 부분을 찾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은 틀린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틀린 문제를 공부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문제를 더 푸는 것이 의미가 있다. 아는 문제까지 여러 번 풀면서 더 익숙해지는 것과 틀린 문제에 집중하는 것에서는 반드시 후자가 우선해야 한다. 맹목적으로 문제집 권 수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는데 지양하는 것이 좋다. 시험대비로 총 7권을 푼다는 중학생도 봤다. 100점을 받은 들 뭐하나. 비효율성의 극치인 방법인데. 4차 산업 혁명시대에 비효율성을 일부러 경험시키려는 게 아니라면 과도한 수준은 금물이다.


고등학교 가기 전 고등수학 내용을 한 번은 다 봐야 한다.

 엄마 모임에서 들었다면서 하시는 말씀이다. 분명 학원에 상담 온 잘 모르는 엄마를 불안하게 해서 등록하게 하려는 상담 실장의 입이 근원지일 것이다. 상위 4% 이상의 학생들에게도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그렇지 않은 학생은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자기 실력에 맞는 수준의 공부를 똑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지, 실력에 맞지 않는 진도나 문제집을 다루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비효과적이다. 특히, 선행학습의 진도는 수업 참석자의 이해도와 다루는 교재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어들 수 있는 것이므로 저렇게 단정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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