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런 사람이야

언제부터?

by 희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라는 말이 의미가 있나? 결국 살아오면서 자신이 자신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원래'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화가 나도 속으로 삭이고, 욱해도 욕하지 않고, 슬퍼도 남에게 티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을 보고 ‘쟤는 원래 밝은 아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애초에 ‘원래부터’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원하는 대로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기에.


‘난 원래 성질이 급해서 ㅎㅎ’ ‘난 원래 하고픈 말은 해야 하는 성격이라서’ 이런 변명 따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그렇게 보여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원래’라는 수식어로 자신의 모습을 포장할 수는 없다. 원하면 바꾸면 되는 거다. 평생을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니까. 착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그렇게 살면 된다. 누군가가 나를 보았을 때 ‘원래 심성이 착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마치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척. 그러니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라는 말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남이 해줄 때 진정한 의미가 있는 거다. 남이 봤을 때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나는 그러한 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온 것이고, 노력해 온 것이다. 타인의 모습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그렇게 비치기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시간들을 헤아려보자. 그때 비로소 나 자신에게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지 알게 될 것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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