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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쏭작가 Jan 20. 2024

애인의 외모가 마음에 걸릴 때

어렵고 간단한 문제

애인의 외모 때문에 고민인 분들께 씁니다. 연인의 작은 키 살이 찐 모습 혹은 듬성듬성한 머리숱 만남에 걸림돌이 된다. 아마도 우리는 이런 질문에 자문자답 하며 관계를 지속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것니다.


단점을 가릴 정도의 장점이 존재하는가.

단점이 개선되지 않는다 해도 함께하고 싶은가.

만일 이 사람과 헤어진다면 훨씬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는가.


단점보다 더 강력한 장점이 존재한다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게 우선입니다. 사랑에는 생각보다 강력한 이성의 영토가 존재합니다. 충분히 고민했으나 도저히 문제를 극복할 수 없겠다 판단된다면 상대방이 다른 이성을 만나 열애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가 다른 사람과 스킨십을 한대도 동요하지 않을 것 같다면 그땐 너무 오래 지체 마시고 만남을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지금보다 곱절로 사랑받으며 살 그를 위해서. 그리고 만족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서도.


오래전 목욕탕 나무 평상에 앉아 왁자지껄 대화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만났습니다.

"불 끄면 남자는 다 똑같."

"와하하하. 그려. 맞아. 맞아."

대학생이었던 저는 상당한 외모지상주의였습니다. 그날따라 아주머니들의 우스갯소리가 철학적으로 와닿았습니다. 두 눈 부릅뜨고 외모가 잘난 사람을 찾을 게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상대를 볼 줄 알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죠. 엉뚱 해석일지 몰라도 그날의 울림은 두고두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생긴 할아버지, 고운 할머니를 보고 가슴이 뛰는 청년은 없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세월 앞에 모두가 늙고 병듭니다. 연인의 키, 피부, 머리숱 등등의 문제는 훗날 돌보면 티끌보다 작은 고민거리일 수 있습니다. 오빠의 듬성듬성한 머리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나는 내년에 한 살을 더 먹게 된다.”라는 진리를 두고 고민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이 말입니다.

"대화도 잘 통하고, 성격도 좋고, 가치관도 잘 맞고 다 좋은데 손이 못 생겨서 싫어. 나는 손이 예쁜 남자가 좋단 말이야." 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에게 과연 우리는 어떤 답을 드려야 할까요? 저라면 어떻게 손이 안 예쁜 남자랑 사귀는 게 가능하냐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니 당장 헤어지라고 대답해 주겠습니다. (메롱) 이것은 성숙과 됨됨이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현재의 고민거리를 종이나 컴퓨터 메모장에 기록해 보시기 바랍니다. 남이 보낸 사연이라 생각하시고 나름의 조언과 해결책도 함께 적어 보세요. 타인의 문제를 보듯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하면 보다 시원한 해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아몬드 원석이 가득한 밭에서 평생 다이아몬드를 갈망하다가 생을 마감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당신이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상대가 바로 다이아몬드의 원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외모 외에도 그가 가진 장점을 크게 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주변의 잡음을 멀리해야 하고요. "네 여자친구 피부가 왜 그래?", "네 남자친구 키 때문에 너희 이세가 걱정이다." 실없는 소리를 하는 주변인들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캐기 위해 멀리 내던져버려야 할 걸림돌입니다.


삼십 대 중반으로 들어서면 일단 머리숱이 많은 남자는 경쟁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는 참이었습니다. 재고 따지는 사이에 괜찮은 사람은 다 짝을 찾아갔고 머리숱 하나에 "제 점수는요"를 빠르게 외쳐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난 구석 없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면 실은 빼어난 사람입니다. 그러니 외모보다 더 빠르게 시시각각 변모하는 우리의 마음을 잘 구슬려야겠습니다. 이런 나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만나는 순간 행복 시작입니다. 인생은 멀리 보고 사람은 가까이에서 찾아보세요. 마음도 예쁘고 얼굴도 적당히 예쁜 사람. 인성은 훌륭하고 외모는 적당히 멋진 사람. 우리가 열성으로 개척해야 할 퍼플오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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