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패턴이 중요한 이유
동그라미, 계단, 롤러코스터...
당신의 연애 패턴을 한 줄로 쓴다면 어떤 문장이 만들어지는지요.
이글이글 불타듯 연애를 시작하고 어느 순간 확 식는다.
별문제 없이 평온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이별을 고한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안정하게 연애한다.
너무 많이 고민하다가 연애를 시작조차 못한다.
인품이 뛰어나 순탄한 연애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Y를 만나기 전의 저는 롤러코스터 같은 연애 패턴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평탄했다가 부딪쳤다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글로만 봐도 몹시 피로감이 들지요? 제게 평탄하고 안정적인 연애란 닿을 수 없는 딴 세상의 이야기였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연애는 도통 어려운 과제 같아 보였습니다. SNS에 연애 소식을 업로드했다가, 사진을 없앴다가, 복구하기를 반복하는 커플들도 많았습니다. 갑자기 이별통보를 받고 엉엉 울면서 연락한 친구 소식에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연애 중에도 부지런히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는 인간들도 있었는데 희한하게 그들의 연인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본인이 최고로 사랑받는 존재라고 착각하는 당사자 몰래 마음속으로 '참 사람 볼 줄 모르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청춘의 과업이자 특권인 연애가 이토록 어려운 이유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사실이 중요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힘든 연애, 아픈 이별을 해 보는 것 모두 좋은 경험이 됩니다. 아이 시절에 넘어지며 걸음마를 배웠듯 어른도 넘어지며 성장하니까요.
그러나 힘든 연애만 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아무리 연애를 해도 '내 연애만 이렇게 힘이 드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게 어떨까요. 자신과 연애 패턴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 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우 그러한 시간이 행복한 미래를 여는 키가 되었습니다.
인기가 있고 연애를 많이 해봤다고 해서 연애를 잘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좋지 않은 연애 패턴을 반복하며 이별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면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깊게 교제해야 할 때입니다.
이십 대 중반 롤러코스터 같은 연애는 그만 때려치우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굳어버린 연애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했고 좋은 짝을 만나야 했습니다.
솔로로 지내며 과거와 현재를 깊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늘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새 삶을 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나와 상대를 힘들게 하는 연애를 반복할 바에는 앞으로 평생 혼자 지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나도 순탄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내가 변화할 수 있을까.'
순항하는 연애를 갈망하던 내게 깊은 바다 같은 마음을 가진 Y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를 만나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연애가 술술 풀렸습니다. '나도 마음 편안하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오랜 시간 귀중한 평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연애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내게 잘 맞는 상대를 만나야 합니다.
이따금 올챙이 시절을 모르는 개구리처럼 '연애가 왜 저렇게 힘들까?' 하는 망상을 품습니다. 만일 과거에 제 연애 패턴이 잘못 됐음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이를 바꾸려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이런 글을 쓰고 있었을 것입니다. "연애는 원래 힘든 게 정상입니다. 힘들지 않다는 건 다 거짓말입니다."
'어떤 연애 패턴을 가졌는가.'라는 간단한 물음에는 당신의 성향, 환경, 과거 경험 등이 모두 응축돼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 왔는가, 내가 가진 성향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고심해 보는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별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이 작은 계기가 우리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