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책을 많이 읽으셨고 감명받으신 문구가 있으면 기억해두셨다가 말씀해주시곤 했다. 어둡고 깊은 구멍 속에서 내가 빠져나갈 수는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했지만 그때마다 나의 가슴을 울리던 아버지의 말씀이 있다.
행복은 코 밑에 있단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지만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 힘이 들 때면 지금도 행복은 바로 너의 코 밑에 있다는 걸 기억하고 그저 행복하면 돼.
많이 아프고 수없이 울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행복하거나 웃었던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밝은 모습으로 괴로움을 이겨내면 이 어두움이 빨리 밝아 지리라 기대했다. 고통과 행복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건 해본 사람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건 엄연한 사실이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나와 다른 선택을 했던 그는 누가 보아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의 메말라 버린 표정에는 웃음이 전혀 없었고 당장이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처럼 보였다.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물었다.
“나 많이 힘들어. 그렇지만 날 봐. 내가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절대 그렇지 않아. 나는 우리 아버지의 말씀을 늘 가슴에 담고 살고 있거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어. 너도 꼭 기억해. 행복은 너의 코 밑에 있어. 그건 네가 어떤 걸 이루면 오는 결과물이 아니야. 늘 거기에 있거든. 난 네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길 바래.”
아버지께서 비록 옆에 계시지는 않지만 내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지혜를 주셨다. 오늘도 나는 아버지의 온화하던 미소와 함께 내 코 밑에 있는 행복을 느낀다. 지금 이 순간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