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긍정의 힘으로 무장하고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쳐도 하루에도 몇 번씩 다시 주저앉는 순간들이 온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을 칼로 도려내면 사라질까 하고 희망을 가져보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괴로운 걸 보아 아무리 도려내도 남은 몸의 부위가 이 고통을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 두렵다.
우연히 그와 그녀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듣고 말았다. 상상하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용케 서 있던 나를 다시 무너뜨렸다. 그들이 행복하면 할수록 나의 아픔도 비례적으로 함께 커진다. 이런 불공평함이라니.
억울하게도 나의 고통은 그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아무리 아프다 아프다 소리쳐도 산에서 외치는 메아리처럼 허공을 울리고 나에게로 돌아왔다.
그는 내 앞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었다. 나를 걱정한다던 그의 말은 자신을 위해, 본인의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한 말이었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서 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는 바보처럼 또 그의 말을 믿었고 말과 상이한 그의 행동은 나의 상처 난 마음을 다시 할퀴었다. 그는 나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등을 돌렸다.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부르기에 그는 너무도 낯선, 타인으로 돌아가 있었다.
나도 그를 완벽한 타인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의 감정을 지웠더라면 이 모든 과정이 훨씬 쉬웠을 테지.
또 하루가 간다. 시간의 힘을 빌려 아주 미미하게라도 나의 상처가 치유가 되었으리라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