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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호 May 12. 2017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을 받았습니다.

수상 소회

"작가님께서 응모해주신 작품이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수상 후보작에 선정이 되었다는 내용. 4월 후반 즈음. 한 달간 파리에 여행 겸 작업을 하러 갔을 때였다. 봄이지만 파리의 바람은 조금 차가웠고, 국물이 땡기는 날이었고, 퐁피두 센터 근처에서 일본식 라멘을 먹고 있었고, 먹으면서 습관적으로 폰으로 메일을 확인했다.

띵.

무언가 하나 도착했다. 제목만으로도 직감할 수 있었다. "됐다."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한 모금 벌컥벌컥 마시고 나니 뿌옇던 시야가 또렷해졌다.

파리 시간은 오후 8시 즈음,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3시. 흥분된 감정을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조용히 혼자 마레지구에 있는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상 후보작이라니. 상을 받을 수 있는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숙소에서 와인 한 병을 비우고 잠들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 #4 수상작 38편을 소개합니다. "


5월 2일, 근로자의 날이 지나고 5월의 업무를 출발하는 첫날.

파리에서 프랑스 남부를 향하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다. 분주했지만 브런치 앱을 계속 새로고침 했고, 짐은 챙기지만 폰을 놓지 않았다. 새로고침에 대한 의미를 상실할 때쯤 브런치팀의 새로운 글이 업로드되었다.

나도 뻔한 사람이다. "나. 나. 나. 나. 나 어딨지?"

손으로 폰을 휘젓는다. 눈에 뭔가 걸린다.



"왔구나."



"작가"



브런치 플랫폼에서는 글쓴이에게 '작가'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글을 쓰는 이에게도, 쓰고 싶은 이에게도 듣기 좋은 표현이다. 그 표현이 웹에서만이 아니라 모니터 밖에서도 불리는 날이 다가왔다. 수상과 출간 계약으로 인해.


금상을 수상한 <옷장에 책꽂기> 외에 다른 콘텐츠들도 준비를 했고, 다른 컨셉의 글들을 더 기획해보고 싶었다. 물론 그중 가장 공을 들인 건 <옷장에 책꽂기> 매거진. 수상이 안되더라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출판사를 찾아 책을 출판하리라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4월 초, 파리로 떠나기 일주일 전쯤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왔고, 미팅을 했고, 출간 계획을 함께 세웠다.




출간 예정은 7월.

기존에 적재해놓은 콘텐츠를 보강하고, 추가로 몇 꼭지 더 넣을 예정이다. 해야 될 것은 많지만 쫓기는 마음이 덜한 건 사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쓰기의 작업이 삶의 방향성을 조금 바꾸어 놓았다. 출간 예정과 더불어 수상은 아직도 신기한 일. 내가 쓴 글이 좋은 글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뻔한 것일지도. 하지만 세상에 없던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고, 좋아하는 분야를 서로 엮어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내는지 궁금했다.


패션과 문학의 조합.

내가 가진 무딘 재주를 가지고 댕강댕강 썰어, 오일 몇 방울 두르고, 가볍게 살짝 볶은 글이다. 다만 재료가 좋았을 뿐이라 생각한다. 수정해야 할 것 투성이지만 수상을 하게 된 소회는 밝히고 싶었다. 브런치 플랫폼에게도 감사하고, 기회를 열어준 다양한 인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글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가장 중요한 익명의 독자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부족한 글에 충분히 담기기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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