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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호 Jan 19. 2017

랄프 로렌과 스콧 피츠제럴드의「위대한 개츠비」

랄프 로렌과 개츠비의 '아메리칸드림'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이나 읽을 정도면 나하고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리고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10월 어느 날의 일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너무나 아름다운 셔츠들이에요."

훌쩍거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겹겹이 쌓인 셔츠 더미 속에 묻혀버렸다.

"슬퍼져요, 난 지금껏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를 본 적이 없거든요."

-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5장


무라카미 하루키 때문이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의 작품 「노르웨이의 숲」에서 너무도 매력적인 책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보다 영화로 먼저 만나본 사실은 조금 부끄럽다.


이번 편은 너무도 잘 아는 소설과 브랜드다.

「위대한 개츠비」와 랄프 로렌. 소설뿐만 아니라 몇 편의 영화로도 널리 알려진 「위대한 개츠비」, 그리고 우리에게 폴로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랄프 로렌이다. 한 번쯤은 들어본, 하나씩은 입어본 것들이다. 영화화된 소설이라 흔히 '아~ 영화에서 입고 나온 옷 얘기구나.'하겠지만 너무 많이 회자된 내용이라 가볍게 짚고, 둘이 가진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에 대한 접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아메리칸드림 : (많은 해석이 있겠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미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미국적인 이상 사회를 이룩하려는 꿈. 다수 미국인의 공통된 소망으로 무계급 사회와 경제적 번영의 재현을 뜻함.

1929년 미국은 대공황을 맞이하게 된다.

192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미국인들이 전쟁으로 인한 환멸과 절망을 겪은 시기다. 반면 이로 인해 경제 부흥을 맞은 미국인들은 그들이 경험한 정신적 공허함을 해소하기 위해 물질적인 소비와 재즈에 도취되어 쾌락을 추구했다. 거품처럼 부풀었던 시기에 밑바닥 인생이었던 개츠비는 위대해진다. 시간이 흘러 1929년 미국이 대공황을 맞이 한지 10년 후, 가난한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랄프 로렌의 창립자 랄프 로렌Ralph Lauren(1939~ ) 은 태어나게 된다.


비극적 죽음을 맞이했던 개츠비와는 달리 랄프 로렌은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며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한다.

전형적인 미국의 이야기와 브랜드로 옷장에 책을 꽂아보려 한다.


목차

1.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어떤 작품?

2. 랄프 로렌은 어떤 브랜드?

3. 개츠비와 랄프 로렌의 '아메리칸드림'



1.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미국문학 #황금모자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에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던 것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제8장




개츠비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소가 먼저 떠오른다.

"I'm Gatsby."라고 말하는 순간, 파티를 배경으로 폭죽이 터지는 장면은 영화를 본 이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그 미소를 소설에서는 "영원히 변치 않을 듯한 확신을 내비치는, 평생 가도 네댓 번 밖에 만날 수 없는 미소였다."라고 표현한다. 매력적인 이야기, 매력적인 배우의 조합은 「위대한 개츠비」가 위대한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소설 속 개츠비의 나이는 서른 두살, 당시 디카프리오는 한국식 나이로 마흔이었다.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1896 ~ 1940)는 1896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1920년, 자전적 소설인 「낙원의 이쪽」을 발표하면서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다. 이후 단편과 장편을 이어 발표하는데, 우리에게 유명한 영화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또한 그의 단편집 「재즈시대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다. 이후 1925년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 1927년부터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한다. 1940년 연인인 셰일라 그레이엄의 집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가 사망 전까지 내놓은 작품 중 가장 백미는 「위대한 개츠비」. 20세기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로도 꼽히는 소설의 내용은 너무도 생각보다 어렵거나 길지 않다. 하지만 감정선과 복선, 그리고 묘사 등은 소설이 왜 '위대한'지 알려주니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어보았다면 다른 번역가의 것도 읽어보면 좋겠다.)


주인공은 개츠비지만 소설은 3자인 닉 캐러웨이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중서부 출신의 닉 캐러웨이는 증권업을 배우려 동부 뉴욕 외곽의 웨스트 에그로 건너온다. 그의 옆집은 제이 개츠비의 호화로운 대저택. 부호인 개츠비는 밤마다 저택에서 성대한 파티를 연다. 사치스럽고 방탕한 파티의 이유는 만灣 건너편 이스트 에그에 살고 있는 데이지와 재회를 위한 수단이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개츠비가 군인이던 시절 사랑했던 데이지는 그의 전쟁 파견 기간 중에 조건이 좋은 톰 뷰캐넌과 결혼을 하게 된다. 개츠비는 그의 부富가 데이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생각한다. 갖은 수단을 써 부자가 된 개츠비는 닉 캐러웨이와 친해진다. 닉은 데이지의 사촌이자 톰 뷰캐넌의 대학 동창이었기 때문이다.

닉을 통해 개츠비는 데이지와 재회한다. 이를 눈치챈 남편 톰은 호텔 스위트 룸에 모인 지인들 앞에서 개츠비의 정체를 폭로하고,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톰을 떠나 자신에게 돌아오라 말하게 한다. 데이지는 이에 대답을 피하고, 개츠비와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데이지가 운전하던 차에 톰 뷰캐넌의 불륜 상대인 윌슨 아내가 치어 사망한다. 톰은 윌슨에게 개츠비가 윌슨 아내의 불륜 상대가 개츠비이며, 그가 윌슨 부인을 죽게 한 차를 운전했다고 말한다. 윌슨은 범인을 개츠비라 믿고 그를 죽이고 자살한다.  

데이지는 톰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개츠비의 장례식 때 조문조차 하지 않는다. 닉 캐러웨이는 이러한 현실에 환멸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간다.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다. 어찌 보면 단순한 치정 소설로도 볼 수 있는 이 책은 '아메리칸드림'이란 환상이 깨지고 있는 당대의 현실을 사랑의 이야기로 치환하여 비극적으로 그려낸다. 왜 이 책이 '아메리칸드림'을 그려내는지는 책의 첫 말머리에 나오는 시詩에서부터 알 수 있다.



그럼 황금 모자를 쓰려무나, 그래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높이 뛰어오를 수 있거들랑 그녀를 위해 높이 뛰어오르려무나, 그녀가 이렇게 외칠 때까지  

"사랑하는 이여, 황금 모자를 쓰고 높이 뛰어오르는 사랑하는 이여, 당신을 차지해야겠어요!"
- 토머스 파크 딘빌리어스



이 시는 「낙원의 이쪽」의 등장인물의 이름을 빌려 쓴 가상의 시이다. 주목해야 할 단어는 '황금 모자'다. 개츠비는 사랑하는 데이지를 얻기 위해 '황금 모자'를 쓴다. 불법적인 수단을 이용해 부富를 좇은 개츠비는 '황금 모자'를 쓰면서 계급 상승을 이루지만, 결국 데이지를 얻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 한다. 사랑을 위해 자본주의의 첨병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뤄내지만, 변질되고 타락한 꿈dream은 파티 후 남은 오렌지 껍질처럼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츠비가 위대한Great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사랑이지 않을까. 다양한 해석과 붙인 말들이 있지만 가장 많이 공감을 얻고 있는 건 사랑을 얻기 위한 순수한 마음이었던 개츠비여서 였을 것이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사랑하지만 그녀와 함께 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이 모습은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답다. 프랑스 사상가이자 철학자 사르트르Jean Paul Sartre가 말한 '*욕망과 대상 사이의 불일치'가 만드는 모순은 문학과 예술의 힘이자 원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사랑 때문에 위대해진 개츠비는 죽음으로써 더 위대해진다.



*욕망과 대상 사이의 불일치 : 사르트르는 그의 저서 「존재와 무」를 통해 "사랑에 빠진 자가 원하는 것은 사랑받는 자가 자신을 절대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에 대해 역설한다. 타자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상상에 집착할 때, 사랑은 불꽃처럼 타올라 결코 꺼지지 않을 것처럼 강하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2. 랄프 로렌의 랄프 로렌

#폴로 #랄프로렌왕국 #패션재벌


"My life has been a dream.

If someone had to write a story about it, it would seem a little unreal."

"내 인생은 꿈이었다. 누군가가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면, 조금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 랄프 로렌



랄프 로렌은 가장 미국적인 패션 브랜드다.

또한 랄프 로렌만큼이나 '아메리칸드림'과 어울리는 이도 드물 것이다. 우리에게 폴로Polo로 더 널리 알려진 랄프 로렌은 단순히 상류사회 스타일의 의상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상류층에 편입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말을 타고 폴로를 하고 있는 로고 셔츠를 입은 것이 멋이 었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패션 브랜드에 있어 스토리와 환상이 주는 힘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랄프 로렌의 본래 성姓은 유대식인 립쉬츠, 본명은 Ralph Lifshitz다.
랄프 로렌은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하지만 항상 단정한 프레피룩(명문 사립고 학생복 스타일) 차림이었다. 로렌은 뉴욕 시립대학교 야간과정으로 경영학을 전공하며 패션 판매원 일을 병행하다 학교를 중퇴한다. 그는 트래디셔널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를 거쳐 남성 넥타이 제조업체 판매원으로 근무한다.

1967년 제조업체인 보 브러멜Beau Brummell의 도움으로 폴로Polo란 브랜드로 넥타이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당시 유행하던 폭 좁은 넥타이 대신 그의 두 배는 되는 4인치 폭(약 11㎝)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값도 일반 타이 가격이 3~4달러였던 1967년 당시 7.5~15달러로 높여 승부수를 걸었다.

처음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한 사업가의 도움으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앞 좌판을 얻고 5만 달러를 대출받아 사업을 이어간다. 넓고 두꺼운 원단에 화려하게 수놓은 넥타이는 이어 큰 성공을 거둔다. 이를 발판으로 남성복 분야로 브랜드를 확장해 맨해튼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하고, 1971년 여성복을 선보인다.

기존의 트래디셔널 한 스타일과 차별화된 프레피 룩으로 새로운 아이비리그 스타일을 표방하며 아동복, 향수, 침구, 골프복, 운동복, 안경, 가구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며 랄프 로렌 왕국을 건설한다.

랄프 로렌이라는 브랜드 하에 수많은 하위 계열 브랜드를 런칭하고 단종시킨다. 폴로 랄프 로렌Polo Palph Lauren, 데님 앤 서플라이Denim & Supply, 랄프 로렌 컬렉션Ralph Lauren Collection, 랄프 로렌 퍼플라벨Ralph Lauren Puple Label, 더블알엘RRL, 로렌 랄프 로렌Lauren Ralph Lauren 등이 있다.
(참조 : www.ralphlauren.com)

자체 공장이 없어 외주를 주어 라벨만 붙여 팔던 사업이 대성공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다. 또한 그는 사업 확장을 위해 광고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5년 뉴욕타임스 전면 광고에 두 명의 여자 모델과 함께 등장, 1977년에는 직접 광고 책자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배포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2015년 CEO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올해의 남성복 디자이너상', '여성복 디자이너상', '공로상' 등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가 수여하는 다섯 개 부분 상을 수상했다.


랄프 로렌 자신의 성장사史이자, 브랜드의 히스토리다.  

미국인의 옷장에는 하나 이상 랄프 로렌의 옷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초 패션이라 불릴 정도니 말이다.(지나가면서 3초마다 한 명씩 입은 사람을 볼 수 있다는 의미) 나도 물론 몇 개의 아이템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옷장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아니더라도 최소한 매장에서 옷을 만져본 적은 있지 않을까.


랄프 로렌은 상류층을 지향하는 옷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 또한 주류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만들어간 스토리 역시 '아메리칸드림'이라 불릴만하다. 가난한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판매 사원 출신인 그가 랄프 로렌이라는 거대한 패션 왕국을 만든 스토리는 미국인들의 꿈을 대변하는 듯하다.

뉴욕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랄프 로렌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패션을 단지 옷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로 차별화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머천테인먼트Merchan-tainment 전략이다.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 랄프 로렌이란 브랜드를 심어 놓았으며, 심지어 레스토랑까지 있을 정도다.


*머천테인먼트 : 상품을 뜻하는 Merchandise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단순한 구매 행위가 아닌 소비자가 보고 즐기고 느끼게 하는 것.


「위대한 개츠비」에서 파생된 단어인 개츠비스크gatsbyesque(개츠비처럼 꿈과 이상을 좇는 사람)란 단어는 랄프 로렌에게 어울리는 수식어일 것이다. 거품처럼 무너진 개츠비의 '아메리칸드림'과는 달리, 랄프 로렌은 거대한 패션 왕국을 건설한다.




3. 개츠비와 랄프 로렌의 '아메리칸드림'

#아메리칸드림 #뉴욕


"I don't design clothes, I design dreams."

"나는 옷을 디자인하지 않고, 꿈을 디자인했다." 
- 랄프 로렌




우연이었을까?

1974년 영화화된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 역할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의 슈트는 랄프 로렌에서 제작을 맡게 된다. 랄프 로렌에게 자기충족적 예언인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이뤄진 것인듯 싶다.

1974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랄프 로렌의 옷을 입은 로버트 레드포드

랄프 로렌은 74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의상을 담당한 것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소비자 역시 이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고 랄프 로렌은 탄력을 받아 더욱 승승장구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마치 의상 전체를 담당한 것처럼 언론 홍보했지만 일부 의상이었고, 이에 영화 의상 담당 디자이너인 테오니 V. 알드리지Theoni V. Aldredge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영예의 화살은 이미 랄프 로렌에게 향해 있었다.



극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온 개츠비와 랄프 로렌. 이 둘은 '아메리칸드림'을 가지고 미국 부유한 백인 주류 사회를 흔든다. 옥스퍼드를 나왔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실제 다니지 않은 개츠비와 비슷하게, 랄프 로렌 역시 그는 정식으로 디자인을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옷을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디자인했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좋아하고, 어떻게 입어야 매력적으로 보이는지에 대해 전문가였던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나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고 말했다. 랄프 로렌은 상류계층에 편입하고 싶은 대중들의 욕망을 읽어내,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신분의 상징이었던 것을 대중적인 상품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사게 해 본인의 왕국은 건설하고, 자신의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셈이다. 삶은 역시 아이러니다.



나는 그곳에 앉아 그 오랜 미지의 세계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개츠비가 부두 끝에 있는 데이지의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 느꼈을 경이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 푸른 잔디 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금방이라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았으리라.

-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의 어린 시절 순수했던 미래에 대한 꿈은 현실의 여인 데이지 만나 순수성이 변질 된다. 소설에서 '초록색 불빛'은 그의 꿈의 상징이다. 꿈을 좇아 부를 이루고 자본주의적 성공을 거두지만 결과적으로 고독하다. 결국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 그의 '초록색 불빛'은 이상 속에 존재하는 데이지였다. 현실의 데이지는 변했지만, 자신의 꿈이자 이상은 변하지 않고 지켜왔던 것이다.


개츠비의 무너져버린 '아메리칸드림'이지만 위대하다. 아니면, 무너졌기 때문에 위대할까?

랄프 로렌이 제작한 2016 리우 올림픽 미국 단복

최근 랄프 로렌은 자라, H&M 등의 SPA 브랜드 역공 속에서 부진 매장 정리와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후임 CEO 자리에 앉은 스테판 라르손Stefan Larsson은 SPA전문가다. 정통성을 고집하는 랄프 로렌의 브랜드 정체성과는 다른 행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이기에 변화되는 모습 또한 기대된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아메리칸드림'의 랄프 로렌이 개츠비의 결말까지 닮지 않길 바라며, 우리에게도 코리안 드림을 꿈꿀 수 있는 랄프 로렌 같은 브랜드가 있길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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