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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공약

by 하일우


주인장 사이클. 핏빛 몸통이 날렵하다.
주인장 바이크. 시뻘건 안장이 매우 매력적!
김 원장, 늘 밝다.
청주에 1대, 울산에 1대. 자전거 두 대를 사주겠다는 뜻의 V~!

퇴근길. <쉐이크 피스톤>을 지나다 일시정지. 국내에서 손꼽히는 모터사이클 커스텀 빌더의 아지트 앞에 사이클이 놓여 있다. 주인장의 애마인가. 그냥 자전거도 왠지 모르게 감각적이다. 붉게 물든 body는 딱 내 취향.

김 원장이 그랬다. '울산에서 첫 월급 타면, 자전거를 그대 품 안에.' 열흘 전, 통장이 월급에 스치운 걸로 알고 있다. 공약을 지키려고 고심 중인 걸로 믿고 있다. 내가 믿는 도끼는 발등을 찍지 않는다. 발바닥으로 페달 밀면서 김훈 작가의 다음 문장을 몸으로 입증할 테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길 위에서 몸은 한없이 열리고, 열린 몸이 다시 몸을 이끌고 나아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은 낡은 시간의 몸이 아니고 현재의 몸이다.'


#쉐이크_피스톤 #자전거 #김훈
#이건_독촉이_아니다_독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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