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분망식

스폰지밥과 그릿

by 하일우

"입 다물고 봐!" 소싯적에 종종 듣던 모친의 잔소리다. 어머니께서 그 멘트 날리실 때 내 표정이 어땠는지 오늘 새삼 깨닫는다.

수박 쑤시던 포크는 중력 방향으로 곤두박질 직전. 층간 소음 리스크 팩터부터 제거하고, TV에 홀린 딸내미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하조안, 밥 먹어!"



밥 생각이 1도 없는 표정이다. 무심코 리모컨 건드려 채널이 돌아가니 곧장 민원이 들어온다. 그녀가 넋을 놓고 보는 프로그램은 스폰지밥.

밥에 빠져서 밥을 빠트리네. 어쨌든 발분망식發憤忘食. 앤젤라 더크워스 교수가 주창한 '그릿(GRIT)'의 단초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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