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야옹캣카페 나들이
고양이 고파서 들렀다. 울산의 캣카페. 시에스타 즐기는 냥이들 곁에서 말똥말똥 깨어있는 녀석과 눈 맞춘다. 귀가 어둡다는 아이로, 머리만 만지라고 주인장이 신신당부한다. 다른 데 만지면 까칠해진다나. 막대기에 집착한다더니, 페퍼민트 컵에 박힌 빨대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기회를 엿보다 앞발 어택. 애 받느라 애먹는 고양이 눈망울의 여인과 밀당. 굉장히 집요하다. 고양이답다.
요즘 부쩍 고양이에게 마음이 쏠린다. 공보의 시절부터 키운 말티즈 '보리'를 우리 집 감나무 아래에 묻은 후에 생긴 반작용 혹은 방어기제일까. 그런 면도 없진 않겠지만, 고양이 특유의 기질이 작금의 일상에 많이 투영된 탓이 크다. <비교심리학지>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다소 버거운 과제를 줬을 때 개는 사람에게 의존한 반면 고양이는 스스로 문제를 풀려고 계속 노력했다고 한다.
한창 수련 받을 땐, 뒤에서 엄호해주시는 고수들이 계셨더랬다. 전문의가 되어 강호에 나온 지금, 뒤가 당연히 허전하다. 종종 마주하는 버거운 과제를 스스로 풀어내야 한다. 컨디션 난조로 방심했거나, 메모리 저조로 의심치 않아 놓치는 사안에 대해선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다분히 고양이스러운 삶이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을 결정한 미국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 명패에 새겨둔 좌우명을 주문처럼 자주 되뇐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