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와 질문

한남대 산책

by 하일우


강의 앞두고 시간이 남아 한남대 교정을 거닌다. 이 대학의 근간이 되는 종교의 흔적을 학내에서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다. 전도서 10장 10절의 철 연장 이야기가 링컨 대통령을 소환한다. ‘나는 천천히 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뒤로는 가지 않는다’던 그. 이런 말을 후대에 남긴다. "Give me six hours to chop down a tree and I will spend the first four sharpening the axe."



표면온도가 6,000도인 항성의 이글거림을 피해 잠시 정자에 엉덩이 도장 찍는다. 학문정 기증자 이름 아래에 옛글이 박혀 있다. ‘有不能則當學, 有不知則當問.’ 그렇다.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면 마땅히 배워야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마땅히 물어야 한다. 저 뒤에 달리는 꼬리가 是曰學問. 한문 학습교재인 몽학한문초계(蒙學漢文初階)가 전하는 학문의 정의다. 이번엔 아인슈타인이 소환된다. “질문을 하면 잠깐 바보가 되지만, 질문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바보가 된다.”



<천지성공> 특강의 한 파트를 맡아 강의 직전까지 PPT를 다듬는다. 무디어진 칼날에 ‘엣지’를 더한다. 묵은 관념 자빠트릴 도끼 하나 새롭게 거머쥔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두루 물었다. 할 수 있을 때 듬뿍 알리고 싶다. 전무후무한 천시에, 천지와 더불어 크게 이루는 궁극의 성공법.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프라블럼 솔버(Problem solver)’보다 ‘퀘스천 메이커(Question maker)’가 핵심 인재가 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기 보단, 문제를 제기하고 질문을 선별하는 자이고 싶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을 이끌고 싶다. 그런 흡족한 순간을 늘 열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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