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아저씨

더 이퀄라이저

by 하일우


간밤에 홈시네마 상영작은 <더 이퀄라이저>였다. 먼저 떠난 아내가 남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권’ 중 91권, [노인과 바다]까지 읽은 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이 악당 91명쯤을 감쪽같이 처단한다. 불면의 밤, 한적한 카페에서 말 섞은 한 콜걸(클로이 모레츠)의 새 삶을 위하여.


안톤 후쿠아 감독은 cardiologist인가. 지루하다 싶어 눈꺼풀 감길 때쯤 아트로핀 주입한다. 잔잔한 와중에 잔인하다. 심박수 올리고 동공을 키운다. 자세를 고쳐 앉는다. 러시아 마피아 포주와 똘마니들을 ‘28 빼기 9초’ 만에 올킬하는 장면이 작품의 백미다.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네가 태어난 날과 네가 태어난 이유를 찾은 날’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로 입을 뗀 영화는 부가가치 높은 썰을 곳곳에서 내뱉는다. 그중에 하나. “비를 원하면 젖을 각오를 해야지.”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편 중 하나로 꼽을만하다. 속편이 태어나야 하는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조만간 2탄이 나온다지. 벌써 설렌다. 전율에 젖을 각오가 충분히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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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단상

1. 누군가 나타나 9천 8백 달러를 준다고 할 땐, 냉큼 받아야 한다. 모욕감 줬다며 거절하면, 비명횡사할 수 있다. 9천에 사무치는 한을 품은 채.
2. 눈탱이 밤탱이 된 클로이 모레츠가 실려간 응급실은 어디에 있는 거냐. 죽기 전에 그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
3. 고수는 역시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 즐겨 가는 대형 마트에 살인 도구가 잔뜩 진열되어 있었구나.
4. 마트 자체가 PPL이다. 엔딩 크래딧이 오를 때쯤, 몹시 가고 싶어진다. 다른 곳 말고, 홈플러스랑 이마트.
5. 같은 이유로 맥주와 콜라가 몹시 땡긴다. 영화 시작 전 내 오른손엔 맥주, 왼손엔 얼음 동동 콜라가 선견지명스럽게 쥐어져 있었다. 아사히가 앤트맨 기술을 도입해 만들어낸 캔맥주가 딱 적당하다.
6. 모름지기 친구를 잘 둬야 한다.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마당 넓은 집에 사는 이가 전직 동료라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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