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 시집 <나선형의 저녁>
알고 보면, 꽃은 계절이 불러 모은 허공이다. 지상을 향한 땅의 집중이다. 흩어지는 것이 거부의 형식이라면 피워내는 것은 모서리를 견뎌낸 침묵의 힘이다.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나무는 땅속을 움켜쥐고 있는 뿌리에 집중한다. 상처가 있던 자리마다 꽃이 피어난다. 꽃은 어둠 속에서 별이 떨어뜨린 혁명이다. 꽃으로 피어 있는 시간,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새들이 하늘로 날아오를 때 날개에 집중한다. 나무는 얼마나 많은 새들의 울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온몸이 귀가 되어 집중할 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때로는 어긋난 대답처럼 꽃 진 자리마다 잎새 뒤에 숨어서 가을은 열매에 집중한다. 알고 보면, 열매는 화려한 기억들을 끌어 모아 가을을 짧게 요약한다.
세상에서 집중 없이 피어난 꽃은 없다고
너는 우주의 집중으로 피워낸 꽃이다.
자기 자신이 하염없이 하찮게 여겨질 때, 정용화 시인의 <집중의 힘>은 탁월한 처방전입니다. 공복에 낭랑하게 읊조리면 하단전에서부터 포만감이 차오릅니다. 잡념은 사그라들고 뱃심이 솟구칩니다.
人心惟危 道心惟微(인심유위 도심유미)
惟精惟一 允執厥中(유정유일 윤집궐중)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도를 지키려는 마음은 극히 희미한 것이니,
정신 차리고 오직 하나로 모아
그 중정(中正)을 진실로 잡아야 한다.
_書經 虞書 大禹謨
골프장 관리인의 아들로 태어나 3살부터 골프를 시작하여 ‘The King’이라 불리며 여러 위업을 달성한 아놀드 파머. 골프코스 디자인 회사를 창립해 300개 이상의 코스를 설계하고, 골프용품과 의류 브랜드까지 운영한 그는 집중력을 ‘자신감과 갈망의 콜라보’로 규정했습니다.
걱정에 흔들릴 땐, 갈망에 집중합니다. 자석에 철가루 붙듯, 자신감 파편들이 갈망의 자기장에 붙들립니다. 이를 땔감 삼아 펄럭펄럭 열정에 부채질.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건 외려 쉽습니다. 오래 가야 진짜 열정이죠.
우주가 집중하여 인간을 피워내듯, 우리가 집중하면 뭐든지 활짝 열릴 겁니다. 집중해서 준비하면 적절한 기회에 기적이 터지겠죠. 열매에 집중하며 찬찬히 실력을 쌓아갑니다. 온몸이 귀가 되어 찬스에 귀 기울이며.

방안꽃이 제일이니라. 다른 것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하면 사랑이 멀어지는 법이나 사람은 볼수록 정이 드는 것이니 참으로 꽃 중에는 인간꽃이 제일이니라. 道典 8: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