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부건 Dec 08. 2019

힘들 때 힘을 빼

캐나다의 아티스트, 데니 쿠리엔의 생활밀착형 일러스트. 슈퍼맨도 힘들어요!

지인이 토로합니다. 여러모로 힘들다고.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문제가 쌓이고, 피로가 쌓이니, 도피 충동도 스멀스멀 쌓여가는 모양입니다. 날씨는 쌀쌀하고, 모씨某氏는 쓸쓸하고, 그걸 지켜보는 마음은 씁쓸합니다. 힘내라는 격려는 무기력한 이에게 무의미합니다. 무쓸모하고 무책임합니다.


그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책읽아웃 <김하나의 측면돌파>도 힘 빼기에 매우 유익합니다.

고심 끝에 건넨 처방전은 김하나 카피라이터의 짤막한 강연 하나. < 빼기의 기술>이란 책을 쓴 그녀가 조곤조곤 일러주네요. 힘들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고.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를 좋아하죠. 그래서 힘이 빠져있고 기진맥진해있는 사람에게도 사람들은 뭐라고 응원하죠? "힘내!   있어. 힘내!"라고만 응원하죠.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달리고  달리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게 도와주기 위해서는 힘을 빼도록 도와주는   나을 때도 있어요.


저는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라는 말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요. 그런데 그 최선은 달리고 또 달리고 쉴 새 없이 달리는 게 아니에요. 저의 최선은 최선을 다해서 쫓기는 마음 없이 쉴 때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게으름을 피우면서 힘을 비축할 때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달릴 때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맥주를 마실 때도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환해집시다.

여러분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것에서 힘을   있어야 정말로 힘을 줘야   힘을   있습니다. 힘을 줄 때 주고 뺄 때 빼고 그래야 리듬이 생겨나죠.


두루 놀아야 신선(神仙)이니라.
음양을 겸전(兼全)해야 하느니라.
道典 8:4:4~5


가장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 지타처럼 혼자 여행하는 것.

아내 진료실에서 뽑아낸 책 한 권도 김하나 작가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칩니다. 7년간 50개국을 홀로 누빈 카트린 지타의 진솔한 회고,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는 첫 장부터 솔깃한데요. 그녀가 인용한 스티브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한 대목이 매우 요긴합니다.


해결의 열쇠는 문제 지점과 한발 떨어진 곳에서 얻을 수 있다!

모래에 갇혔을 때는 타이어에서 공기를 빼고 차의 높이를 낮춰라. 그러면 차가 모래 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인생도 그렇다. 정체된 상황은 우리의 자신만만한 자아에서 공기를 조금 빼내야 다시 움직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힘들었던 2019년, 2020년에 끝납니다. 스트레스 0점 만들고, 신박하게 기해년 마무리!

사하라 사막을 푸조로 횡단하다 ‘프슈프슈’ 모래 늪에서 겨우 빠져나오며 스티브 도나휴가 얻은 깨달음 또한 힘 빼기 기술의 일환입니다. 타이어드(tired) 상황에 봉착했다면, 자아 타이어에서 공기를 조금 빼내세요.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의 거인 골퍼.

필드에 나가 골프채 휘두르고, 코트에서 테니스 라켓 휘갈기다 보면 뼈저리게 느끼잖아요. 힘을 빼야 공이 더 멀리, 시원하게 날아간다는 것을.


북두칠성 향한 와이파이, 상투 틀고 테니스 연마하던 시절.

한동안 오른손에 핀 박고 지낼 때, 지리멸렬한 통증을 잡으려고 디클로페낙을 매일 응급실에서 맞곤 했습니다.


난생처음 골절 체험. 동병상련으로 환자 심정 헤아립니다.

따끔한 일침이 두려워 엉덩이에 힘을 주면, 주사가 더 아픈 거 아시죠? 주삿바늘 앞에 초연한 엉덩이처럼, 힘을 빼면 삶은 더 경쾌하고 유연해집니다.



緩則稍急이요 急則稍緩이라.
風風雨雨에 忍耐其心이라.

​더디면 조금 급하게,
급하면 조금 더디게 하라.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마음을 잘 참고 견디는도다.

道典 6:137:4


마음은 밑 빠진 독이어야 합니다. 담지 않아야 힘을 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동지맞이 용맹정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