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의 즉석강정
베트남 호찌민 부동산 투어에 함께 했던 귀인들과 만찬 즐겼습니다. 가락시장 인근의 원조사철탕. 미식가인 구 프로가 발굴한 집입니다.
개고기 석쇠구이 별미네요. 옻술과도 잘 어울립니다. 전골 국물이 해장을 곧장 해냅니다. 뜨끈하게 속 풀면서 둘러앉은 귀인들 팔자도 풀었습니다. 다들 전성기 앞두고 있네요. 식당 아주머니 인심이 아주 후하십니다. 멀리서 왔다고 각별히 챙겨주셔서 황송하게 호강했네요.
성도들 중에 개고기를 추육(醜肉)이라 생각하여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하루는 상제님께서 일러 말씀하시기를 “야, 이놈들아! 개고기 안 먹으면 너희들 도통 못 한다.” 하시니라. 이에 한 성도가 “개고기 안 먹는다고 도통 못 합니까?”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야, 이놈아. 후천은 천지망량신(天地魍魎神)이 들어서 도통을 줘. 망량신이 개고기를 좋아하는데 너희가 싫어하면 망량신이 미워해서 응하질 않느니라.” 하시니라. 道典 9:203
한남동 건너가서 구 프로랑 추가로 목을 축였습니다. 제가 최애하는 기네스 생맥주가 고단백 고기로 도배된 식도를 담백하게 방역하네요. <더 블라인드 피그>는 금주령 시기의 시카고 뒷골목 스피크이지바(Speakeasy Bar) 같습니다.
환담 나누는 술꾼들 바글바글하고요. 그 중 한 명이었던 저는 전화 통화하려고 바 드나들 때마다 작은 출입문에 헤딩을 여러 번 했습니다. 술 깨는데 일조하는 뇌진탕까지 맛볼 수 있는 바네요(울진의 성류굴 드나들 때처럼 바짝 고개 숙여 겸손의 미덕을 발휘해야 응급실 나들이 피할 수 있습니다).
하루는 술을 드시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보신탕이다, 이놈들아! 그러나 잘못 먹으면 사약(死藥)이니라.” 하시니라. 道典 11:403:7
노동절에 출근하여 줄기하게 일하고 있는데, 병원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셨네요. 가락동에서 석쇠구이 먹으며 환담 나눴던 이 부장님이 귀한 간식을 챙겨주셨습니다.
세종전통시장에서 반응 뜨거운 ‘이동엽의 즉석강정’, 가히 명불허전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신유(辛酉) 일주 팔자 기질이 고스란히 녹아든 맛이네요. 강점 많은 강정입니다.
오란다부터 씹어보는데 식감이 훌륭합니다. 당도가 적절하다며 함께 일하는 인턴, 간호사들도 줄기차게 잘 먹네요. 덕분에 힘을 내서 연휴 연일 근무 친절하게 이어갑니다. 섬세한 배려, 즉각 보은(報恩)할게요.
밥을 한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고 반 그릇만 먹어도 잊지 말라. ‘일반지덕(一飯之德)을 필보(必報)하라.’는 말이 있으나 나는 ‘반반지은(半飯之恩)도 필보하라.’ 하노라. ‘배은망덕만사신(背恩忘德萬死身)’이니라.
道典 2:2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