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대한민국 사상 전무후무한 대형 기획 도시입니다. 그리고 세종시 안에 '행복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세종시=행복도시'라고 생각하시는데, 엄밀히 따지면 맞는 표현은 아닙니다.
정식 명칭으로 따지자면, 세종특별자치시 안에 행정중심복합도시가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약칭으로 편하게 쓰자면, 세종시 안에 행복도시가 있는 것이고, 행복도시 외의 세종시 지역도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흔히들 세종시라고 하면 행복도시를 떠올리고, 대부분의 인구가 행복도시 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생각하자면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입니다.
위의 지도를 보면 확실히 와닿습니다.
행복도시는 2000년대 초중반에 논의되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합의를 얻지 못하자, 그 대안으로 한 단계 아래 계획처럼 마련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본법에 의해 조성된 도시입니다. 서울이 지닌 수도로서의 모든 기능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 기능 일부를 전략적으로 이전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가 내린 결론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생활권'이라는 표현은 바로 이 행복도시에서 쓰는 표현입니다. 이미 세종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표현일텐데, 이제 세종 이주를 준비하시는 분들, 혹은 세종시에 투자를 하려고 하시는 분들 등 직접 살아보지 않은 분들은 낯설어하시더라고요.
말씀드렸듯이 행복도시는 정책에 의해 기획된 도시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다양한 기능이 고려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대도시가 자연 발생적으로 확장된 것에 비하여, 상당히 넓은 크기의 지역을 철저한 계획에 따라 준비한 것이지요. 이것이 세종시가 앞으로 더더욱 살기 좋은 지역이 되리라 사람들이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행복도시 안에서는 '생활권'이 타 광역시의 '구' 단위와 유사하게 언급이 됩니다. 실질적 기능은 타 도시의 동구, 서구 이렇게 불리는 '구' 행정구역과 많이 다르긴 합니다만, '동'보다 큰 단위로 생활권을 언급하기 때문에 '구'와 유사한 느낌이 있지요.
2018년 현재, 이미 1생활권, 2생활권, 3생활권에 주민들이 입주하여 도시 기능이 형성되어 있고, 이제 곧 4생활권에 주민들이 입주하고, 5, 6 생활권이 개발되기 시작하는 상황입니다. 주로는 3생, 4생, 이렇게 약자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활권 명칭은 단순히 형성되는 순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도시 안에 거주하는 분들 중에도 애매하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사실 1-6생활권은 각 구역마다 뚜렷한 목적과 기능을 갖도록 설계 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1생활권은 중앙행정, 2생활권은 문화와 국제교류, 3생활권은 도시행정, 4생활권은 대학 및 연구, 5생활권은 의료와 복지, 6생활권은 첨단산업을 각각 담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시민들이 체감하기에 약간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만,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의 배분, 그리고 특정 기관의 유치는 와 같은 계획으로 이루어지게 되어있지요.
대략 시민들 사이에서는 '청사 있는 쪽(1생활권)', '청사 가는 길 백화점 부지 있는 곳(2생활권)', '시청 있는 곳(3생활권)' 등으로 각각 사람에 따라 자기가 인식하는대로 불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행복도시가 계획에 따라 조성될 수 있는 것은, 토지 수용(국가가 보상을 주고 법에 따라 특정 지역의 토지 소유권을 일괄 취득하는 것)을 통해 기존 지역을 재분배 및 설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이제 내년 2019년부터 4생활권 입주가 시작되고, 바로 얼마 전에 6생활권 첫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도시 계획의 흐름과 순서를 알고 있는 것은, 세종시 이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또 투자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행복도시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차곡차곡 발전을 진행해나가고 있고, 그 어떤 지역보다 젊은 도시입니다. 대한민국의 수도권 분산과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숙제를 끌어안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글 이후로, 세종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넓고도 깊게 풀어보고자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문지리와 부동산, 문화와 땅의 이야기. peacetherea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