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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man Dec 08. 2015

두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공항(2)

설레임의 발견. 휴먼의  여행에세이.

※ 본 글은 2011.5.31 블로그 ( 바로가기 LINK ) 에 게시된 글을 브런치 형식에 맞게 일부 수정한 글 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 - 여행 그리고 공항(2) -


:: 그 날은 비가 왔다, 나리타 공항 #NRT ::


2000년 여름의 어느날, ANA항공은 일본의 나리타 국제공항(링크)에 나를 내려주었다. 파리로 향하는 연결편은 다음날 오전, 나는 오후에 나리타 시내를 걷고 저녁에는 노숙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본의 나리타 국제공항은 1978년에 개항하였고 도심에서 약 60km 정도 떨어져 있어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 일본의 국내선 수요가 워낙 많아 하네다 공항보다 발착수 및 여객수는 적지만 Japan AirLine (JAL) 과 All Nippon Airline(ANA)의 허브이며, United Airline(UA) 및 North West(NW)의 아시아 허브인 만큼 규모가 꽤 크다. 그리고 여느 공항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 하는 곳이다. 

            

▶ 나리타 공항에 처음 도착한 그날은 비가 내렸다 #NRT, 일본 ◀

                                           Taking off at Narita by Major Nelson CCL(BY)



큰 짐을 공항 1층에 있던 수화물 보관소에 맡겨두고 비가 내리는 나리타 공항 주변을 걸었다. 당시 쓴 일기를 확인 해 보니 보관료가 무려 500엔이었다.


' 그 돈이면 맥주가 몇 캔이야 ' 라는 바보같은 생각이 든다.


잠시 JR(링크)을 타고 가까운 나리타 시내를 둘러 보았지만 주적 주적 내리는 비에 별 감흥을 느끼진 못했다. 조그마한 집, 조그마한 차, 거리 곳곳의 자동판매기 그리고 한국과 좌/우가 다른 차량의 흐름 만이 이색적이었을 뿐...
다만, 여고생들의 심하게 짧은 치마가 ' 역시 일본이구나 ' 를 느끼게 해 주었다. 적당히 나리타역 주변을 둘러 본 후 밤을 지새우기 위해 공항에 돌아오니 항공기는 여전히 바쁘게 뜨고 내리고 있었다. 시간이 점점 늦어짐에 따라 공항에 들어오는 이 보다 나가는 이가 많은 시간이 되어 공항은 조금씩 어둠에 깔리게 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같이 출발한 친구들과 함께 나리타 공항 한켠에 있던 티비룸에 자리를 잡았다. 자정녘이 되니 일본경찰이 다가와 여권과 다음날 런던행 ANA 항공 티켓을 확인한다. 그리고 어색한 ' 구또나잇또 ' 한마디를 건네고 다른 노숙자를 확인하러 갔다. 그렇게 나의 첫 배낭여행의 첫 날밤은 나리타 국제공항 판 노숙으로 평생 기억되고 있다.
            


▶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은 나리타 공항의 하루를 그대로 보여준다 #NRT, 일본 ◀

Narita International Airport Terminal 1 NorthWing (NRT/RJAA) by Hyougushi  CCL(BY-ND)



그로부터 3년 뒤였던 2003년 또 다시 나리타 공항을 찾게 되었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하늘은 어두컴컴하였다. 나리타 공항을 다시 찾은 것은 또 다시 경유를 해서 6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가기 위해서 였다. 이날 밤은 다음날 프랑크푸르트로 향한다는 일본인과 함께 노숙을 하게 되었다. 노숙 다음날은 그의 추천으로 300엔 밖에 안하는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아주 개운한게 그만이었다. 나리타 공항의 숨은 장소를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 공항은 그런 곳이다.
내가 모르는 곳이 숨어 있을 것 같은 공간.
일단 들어가게 되면 세살짜리 아이처럼 변하는 그런 공간.
또 다시 오면 과거를 회상하며 목적지를 상상하곤 했던 그런 공간.
그래서 다시 돌아오면 오늘을 기억할 것 같은 그런 공간.

그래서 난 공항이 좋다.   


▶2000년 여름 나리타 국제공항 1 터미널 티비가 있었던 곳... #NRT, 일본◀


당시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 스캔명은 ' 노숙전의 초췌한 모습 이다.



또 다시 간 나리타 공항에서 파리행 ANA 항공을 탔던 순간 나는 흠찟 놀랄 수 밖에 없었다. 3년 전에 탔던 나리타발 런던행 ANA 항공에서 봤던 승무원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나는 기억 할 수 있었다. 첫 배낭여행의 첫 항공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 였을까... 약 3년전에 신참시절 첫 국제노선이 런던행이었냐고 물어보니 어떻게 알았냐고 한다.


' 그래 맞다니깐... '


이라고 속으로 되내이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항공기는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 진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000년 여름 항공티켓 #GMP to #NRT to #LHR Operated by ANA◀

당시 가격으로 왕복 52만원이었던 ANA 항공 티켓 귀국편은 파리-동경(Stop Over)-김포공항 이었다



:: 왜 우리나라에 왔는가? 벤쿠버 국제공항 #YVR ::


벤쿠버 국제공항(링크)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캐나다 어학연수를 갔던 리자이나(링크)를 가기 위해 캐나다에 입국한 날 이다. 입국수속을 하기전에 나를 방겨주었던 것은 폭포수를 연상하게 하는 구조물이었다. 이 구조물을 지나 입국수속을 밣게 되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2003년 4월 벤쿠버국제공항 #YVR, 캐나다◀

Air Canada 를 이용해 벤쿠버를 밣았던 날. 곧 캘거리를 지나 리자이나로 떠나긴 했지만...



그 이유는 입국 담당 직원과 정말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입국했기 때문이다.


" 왜 우리나라에 왔는가? "

" 영어공부하러 왔다 "

    

" 리자이나는 아주 작은 도시인데 괜찮겠느냐? "

" 나는 한국사람이 많은 지역이 싫어 그곳으로 결정했다. 아주 괜찮다 "


그는 웃으며 입국을 알리는 도장을 찍어주었다. 나는 수화물을 찾는 곳에서 바리바리 짐을 가지고 캘러리를 경유하여 리자이나 까지가는 Transfer 항공편에 짐을 맡기고, 카운터에서 항공 티켓을 건네 받았다. 왜 이렇게 그 날 공항에서의 기억이 짧을 까... 


생각해보니 벤쿠버 국제공항과의 첫 만남은 그정도가 다였다. 


벤쿠버가 아닌 지역에서 어학연수를 하게 되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겠지. 벤쿠버 공항의 안쪽만 살짝 봤을 뿐인데 모든 것이 설레이고 두근 되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영어가 생각보다 늘지 않는 자신을 보며 고민하겠지..

' 내가 왜 여기 왔을까? ' 라고... 


▶ 메이플의 왕국 캐나다의 관문 벤쿠버 공항 이러한 웅장함이 숨어 있는 줄 몰랐다. #YVR, 캐나다 ◀

                                                    YVR HDR by ecstaticist  CCL(BY-NC-ND)


이러한 벤쿠버 공항을 올 해 짧은 미국여행 통해 다시 찾을 수 있었다. LA 국제공항(링크, #LAX)에서 탑승했던 Alaska Airline 항공편은 벤쿠버 국제공항에 나를 다시 방문하게 해 주었다. 공항 전 지역에서 WIFI가 무료로 잡히는 것이 인상깊었지만, 그 외에는 미국과 차별 될 만한 독특한 점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다만, 메이플 마크가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이 ' 내가 캐나다에 다시 와 있구나 ' 를 느끼게 해 주었던 것 같다. 



벤쿠버 국제공항은 1931년에 개항하여 1996년 신 국제선 여객 터미널이 완공되었다고 한다. 도심에서 약 15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뛰어나고, 연간 이용객이 2000만명이 이르는 국제 공항이다. 지구의 서쪽에서 캐나다를 들르는 사람들에게는 관문과도 같은 곳으로 입국심사가 까다롭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까다로운 곳으로 유명하다. 

배낭여행, 어학연수 외에도 최근에 수요가 늘어난 워킹홀리데이로도 많이 찾는 이 곳 벤쿠버 국제공항, 이곳에 들르는 방문자 모두가 목적은 달라도 캐나다의 드 넓은 땅에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다짐을 굳게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언제나  이 목적지에 왔는가를 생각해 보면 한 단계 한 단계 목적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한국어, 일어, 영어... 얼마나 많은 아시아인이 벤쿠버를 찾는지 바로 알 수 있다.

▶ 2011년 1월 벤쿠버 국제공항의 입국 심사대로 가면서... #YVR, 캐나다 ◀


'국제공항 / International Airport'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장소는 낯선 방문자에게 관문같은 존재가 된다. 앞으로 소개하는 공항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공항이 가지고 있는 '관문'이라는 뜻과 함께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레임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라며.

휴먼의 여행에세이는 계속됩니다. :)

The Travel Essay of Human

#humanessay #humantravel #airport #공항 #여행에세이


본 편에서 휴먼의 사진과 같이 쓰는 Flickr 사진 들은 CCL ( Creative Commons License ) 가 적용된 이미지로써 각각의 설정에 따라 이용범위가 다릅니다. CC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Creative Commons Korea 홈페이지(링크) 의 CC라이선스(링크)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
   



▶2004년 2월 벤쿠버 국제공항 활주로 #YVR, 캐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쿠버 도착 그리고 바로 인천으로 향했던 그날. 벤쿠버는 여전히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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