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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Dec 22. 2019

나는 나를, 그리고 당신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만난 휴먼 디자인]06. 증오와 혐오가 만연한 이 세상에서

■ 너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


철학의 관심이 자연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 옮겨가고 있던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 문명의 중심 아테네에서는 '우리 인간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문제가 철학의 화두였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행복하며 덕스러운 것은 참다운 진리를 알고 행하는 것이라 여긴 고대 그리스 대표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는 남루한 옷차림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정치가, 시인, 노새 몰이꾼 등 상대를 가리지 않고 진정한 앎은 무엇인지, 옳고 그름은 무엇인지 토론했다.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은 소크라테스와 토론을 하면서 참이라 여겼던 많은 것이 거짓이었고, 더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델포이 신탁은 소크라테스를 가장 현명하다고 선언했으나 소크라테스는 우리는 모두 무지하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


소크라테스가 찾으려 했던 자기 자신과 자신의 근거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은 자기 비난, 자기혐오, 자기 증오, 수치심은 물론 타인에 대한 혐오발언으로 가득한 요즘 같은 현대 사회에 더 절실해 보인다.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기 존중감을 상실하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해서 불완전하고 무가치하다 여기며, 성별, 인종, 계층이 다르다고 서로를 가혹하게 비난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말이다.  


우리는 지금, 고대 그리스에서 인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논했던 것처럼, 이러한 화두에 근본적이고도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나는 누구인가', '당신은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나를, 그리고 당신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 자기혐오,  자기 증오는 뿌리 깊은 오해와 무지에 기인한다

소크라테스는 네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허구인가를 깨닫고 진리에 다가서려면 더 겸손해져야 한다면서 본인의 무지함을 자각하라고 했다.


우리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은 어쩌면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던 소크라테스의 불편한 경고로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동안 내가 맹목적으로 믿고 지냈던 것에 허구는 없는가? 그동안 참, 거짓 또는 옮고, 그름이라고 단정 지었던 것들은 어떤가? 여전히 그렇게 여겨지는가?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이것은 내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것인가?


우리는 이런 질문을 통해 나의 존재에 대한 근원을 파고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들을 하나하나 따져나가다 보면  우리 삶 속에 왜곡된 믿음과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깊숙이 스며들었는지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에 가득한 '혐오'와 ' 증오'는 결국 수많은 '오해'와 '무지'에 기인한 것이었음도 알 수 있게 된다.


■ 휴먼 디자인은 우리의 견고한 신념에 거칠게 도전한다


우리 삶에 파고든 뿌리 깊은 '오해'와 '무지'는 우리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혀주는 유전자 지도인 휴먼 디자인을 통해 더욱 명료해진다.  


휴먼 디자인은 유전자 수준에서 작동하는 고정불변의 메커니즘을 다룬다. 즉 인적성 테스트처럼 내가 생각하기에 나라고 여기는 것 또는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변경될 여지가 있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을 다룬다는 말이다.


유전자 수준에서 내 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몸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바라보는 과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렸던 상식, 관습, 도덕, 관념 등으로 불렸던 것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들을 바라봐야 하는 매우 불편한 과정이기도 하다.


마치 소크라테스와 토론했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참이라 여겼던 많은 것이 거짓이었고, 더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처럼 말이다.


그 불편한 과정을 거치면서 왜 나는 나를 미워했고 타인을 비난했는지, 왜 나는 나를 사랑하지 못했고 타인을 사랑할 수 없었는지를 비로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면서 비로소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궁극적으로 휴먼 디자인은 오랫동안 우리를 가두었던 견고한 신념체계와 고정관념에 거칠게 도전한다.


그리고 그 도전과 함께 이 땅에서 오랫동안 전염병처럼 퍼져있는 혐오, 증오, 비난의 저주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     


■ 나는 나를,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아직, 나에 대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나에게는 아직도 당신에게 인정받고 싶은 갈증이 있으며, 오랫동안 맹목적으로 믿고 따랐던 믿음, 선입견, 오해로 인한 수치감, 죄책감, 열등감이 내 안 깊은 곳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가?  


나는 아직, 당신에 대한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나에게는 아직도 당신을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오랫동안 원인도 근거도 없이 들이댔던 당신을 향한 무자비한 판단과 평가의 칼날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난,


나 자신도 당신도 맘껏, 사랑해보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이 나의 길을 가도록, 당신이 당신의 길을 가도록 맘껏, 격려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이 삶을 맘껏, 사랑해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나와 당신의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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