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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n 22. 2020

바디그래프는 멈춰있지 않다. 익어가고 여물어간다

[내가 만난 휴먼 디자인]14. 바디그래프가 요구하는 것은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존재다 


우리 집에 조카를 데리고 찾아온 남동생에게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를 하는 내게 그가 말한다. '누나 내 나이가 몇인 줄 알아? 이제 마흔이야'


난 '네가 벌써 마흔이라고?'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내  자연스럽게 내 나이를 들먹이려는 동생의 입을 막아버렸다. 마흔이 훌쩍 넘어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내 나이를 굳이 정확히 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자식들 나이가 벌써  마흔이 됐냐며 기가 막혀하시는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며, 어느새  딸아이를 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남동생을 보며,  난 최근 며칠 사이 인간에게 주어진 수많은 한계 중 시간의 한계를 여실히 체감했다.


 '누구나 예외 없이 나이를 먹고 늙어갈 수밖에 없구나'


누군가는 말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겁니다'


그렇다. 인간은 단순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야 한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여물어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필시 삶이 우리에게  의도한 것이 맞을 것이다.   


인간이 그냥 단순히 늙어가는 존재여야 한다며 이 삶이 너무 시시하지 않은가?


■ 바디그래프는  멈춰있지 않다.  익어가고 여물어 간다   



휴먼 디자인 주역(Rave I'ching) 책을 보면   파란색으로 쓰인 개요 라인(Blue heading)이 있다. 이것은 특정 관문에서 발현되는 에너지가 시간이 흘러서 성숙했을 때  발현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익어가고 여물어갈 때 발현될 수 있는 상태다. 바꿔 말하면  익어가고 여물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평면적으로 바라보는 휴먼 디자인 바디그래프는 그대로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함께 변화한다.  익어가고 영글어가며  성장할 수도 있고, 동시에 후퇴하고 퇴보하며 소멸할 수도 있다.  


삶의 모든 것에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미정 영역의 지혜를 개발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파일 1이 깊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권위자가 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파일 3이 고통스러운 시행착오 후에 어떤 위대한 발견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파일 4가 일방향적인 외향화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파일 6이  다른 사람들이 따라가고 깊은 역할 모델이 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추상회로에서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해회로에서 미래로 이끄는 패턴을 실험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회로에서 변이 하거나 앎을 얻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감정센터가 명료함을 얻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에고센터가 길들여지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초대채널이 초대를 받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새턴리턴까지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키런리턴이 요구하는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젝터가 인정을 받는 지점까지 가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괴짜스러운 개인성이 올바르게 표현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세포 수준에서 탈 조건화가 이루어지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익어가고 영글어갈 수 있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냥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영글어가는 일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디그래프가 의도한 것은,  우리가 충만하게  익어가고 여물어가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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