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용한 말로 시작해.
소리가 되기 전의 떨림으로.
네가 먼저 바라보지 않아도
나는 너에게 가고 있었어.
나는 너의 떨림을 들었어.
말이 되기 전, 숨이 닿기 전
작은 진심이 가만히 내 안에 와닿을 때
나는 이미 너를 기다리고 있었단 걸 알았지.
기다림은 나에게 배운 말이야.
누군가의 시간에 스며들기 위해
내 속도를 잠시 멈추는 연습.
그걸 처음 가르쳐준 사람이, 너였어.
기다림은 너에게 배운 말이야.
누군가의 존재가 스며들기 위해
내 속도를 잠시 멈추는 연습.
그걸 처음 느껴봤던 사람이, 너였어.
나는 너의 말에 닿기 전,
이미 네가 머문 자리에 나를 놓았어.
마치 우연인 척 온 인연처럼
너의 숨결 안에 내 존재가 쉬고 있었어.
너의 숨이 내 마음에 내려앉았을 때,
나는 그 고요함을 세상의 시작이라 불렀어.
우리의 말이 닿지 않아도
그 떨림 하나로 서로를 알아보게 되었지.
우리는 서로에게
처음으로 닿은 말이었고,
말보다 먼저 느낀 존재였고,
지금도 여전히
하나의 마음으로 쓰이고 있는
서로에게 닿는 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