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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소리마저 사라진 순간

오늘도 역시나 소설 마무리 작업 때문에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있었다.


작업하다 보면 그런 순간이 꼭 온다.

이상하게 머리가 멈춰있고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순간.

그럴 땐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밥.


열량이 부족해 두뇌가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온다.


지금도 그렇다.


언제 마지막으로 밥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낮에 먹은 라면이었던가.


안 되겠다.

뭐라도 먹어야 작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어,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문이 눈앞에서 일그러진다.

귀 안쪽이 웅웅 울리고, 시야가 물 위처럼 출렁인다.

손잡이를 잡으려고 했으나 잡히지 않는다.


뭐지?


문이 시야에서 내려간다.

곧이어 천장이 내려온다.


쿵.


그 뒤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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