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요는 지켜졌다
끼이이이익.
오래된 철문이 힘겹게 열리는 소리가 지하실을 울린다.
콘크리트 냄새와 섞인 곰팡이의 습한 기운이 코끝을 찌른다.
매일 맡아도 적응이 되지 않는 지하실 냄새.
터벅 터벅.
나만의 비밀 공간으로 향한다.
주머니에서 긴 체인에 연결된 열쇠 하나를 꺼낸다.
드르륵. 찰칵.
자물쇠를 풀고 감겨있는 쇠사슬을 걷어낸다.
차라락. 차라락.
이번엔, 무겁고 차가운 쇳소리가 지하실을 울린다.
문을 열고 준비한 극세사 타올로 먼지를 훔쳐낸다.
어제도 닦고 그제도 닦았다.
이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오늘도 또 닦는다.
이렇게라도 해야 언제나 가까이에서 함께 하고 있는 기분이니까.
나는 오늘도 고요를 지키며 과거를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