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고요 속에 선 교회

게르게티 삼위일체 교회에서

by 남궁인숙

조지아의 카즈베기 산기슭,

푸르스름한 초목 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작은 교회가 있다.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교회다.

해발 2,170미터. 하늘에 한 걸음 더

가까운 곳에 자리한 이 고독한 건축물은,

단지 ‘성당’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신비로웠다.

외새의 침략으로부터 지키려 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대부터 ‘높은 곳’'신과의 접촉점'으로

여겨졌다.

산, 언덕, 봉우리는 신성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신전과 사원을 짓는 주요 장소였다.

게르게티 교회는 하늘에 더 가까운 곳에

자리함으로써, 신 앞에서의 겸손과 경건함을

상징한다.


“높은 곳에 오른다는 것은,

마음이 세속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 조지아 정교 전통 속에서의 해석 ~


이 지역은 원래 '이교 신앙(조로아스터교나

자연숭배 사상)'이 강했던 지역으로,

높은 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기독교가 유입된 이후, 기존의 신성한 장소를

기독교화하며 성당을 세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교회 역시 이전의 신성지 위에

세워졌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14세기 조지아는 페르시아, 오스만, 몽골

등의 침입 위협이 끊이지 않았다.

게르게티 교회는 고지에 세워져 적의

접근을 감시하거나, 성물을 피난시키는

요새 역할도 했다.

실제로 성 니노의 십자가와 같은 주요

유물이 침략 시기에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험한 산길을 따라 교회까지 오르는 여정은

일종의 '수행''고행'이었다.

신앙인들은 그 길을 걸으며 죄를 씻고,

내면의 침묵과 마주하며 신과 연결되는

성스러운 체험을 얻었다.

이러한 순례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계속되며,

도보로 오르는 순례자들도 많다.


조지아 건축은 자연 속에 묻히되,

그 자체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조화미를 중시한다.

게르게티 교회는 카즈베크 산과 함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며,

신이 창조한 세계 속에서 신을 예배하는

방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산속에 외롭게 앉아 있는 이 고성당은

자태로 모든 것이 말하고 있었다.

바람이, 돌길이, 구름이,

그리고 그 정적 속의 교회가.

이곳은 기도보다 침묵이 더 깊은 곳이다.

말로 하는 기도보다, 살아온 무게를 품고

고개를 숙이는 행위 그 자체가 신 앞에서의

진실이

되는 곳이다.



14세기 조지아 사람들은 왜 이 험한 산 중턱에

이런 거룩한 공간을 만들었을까?

그저 도피나 피난이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아름다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분명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신을 향한 돌파’였을 것이다.

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오르막길과

험한 돌계단의 연속이었다.

신앙은 어쩌면, 그런 것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올라가야만

하는 길이다.


교회 뒤편으로는 카즈베크 산이 거대한 숨을

쉬고 있었다.

높이 5,000m가 넘는 이 성산은

조지아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매인 장소로

전해진다.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산에 묶인 신.

인간을 위한 신의 희생이 있었다.

그런 신화와 전설이 이곳에서는 신앙의

언어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

인간은 작지만, 그 작음이 모이면 신도

감동한다는 믿음. 교회는 그 믿음의 장소였다.


게르게티 교회.......

카페도, 와이파이도, 광고도 없는 그곳.

‘보이는 ’가 아닌 ‘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게 된다.

고요는 나를 꿰뚫고 지나가,

오래된 기억 하나까지 꺼내주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나는 뭔가 하나가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나는 내 안의 고요를 느낀다.

내 안에도 그 교회처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작은 삼위일체의 공간’생긴 것 같다.

그것은 세상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고요히 숨 쉬는 믿음의 공간이다.



교회 뒤편의 전망대까지 걸어가면,

가장 경이로운 풍경이 기다린다.

그리고.......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 없이 5분만 자신을 들어보라.

그때 들리는 소리가 바로 당신의 진짜

기도일지도 모른다.


https://suno.com/s/zz0YRqgpLZ6xdBQy



하늘 가까운 집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절

바람 부는 산길 따라

묵은 돌을 밟으며 걷는다

아무 말 없는 하늘 아래

나는 작고 조용한 기도가 된다


2절

세상은 저 아래 흘러가고

고요만이 나를 덮는다

높은 곳에 집을 지은 이유

신께 더 가까이 가고 싶어서



하늘 가까운 그 집

돌로 지은 기도 한 채

누군가는 외롭다 말해도

그곳은 사랑으로 세워졌네

하늘 가까운 그 집, 나의 고요


3절

얼룩진 마음 한 자락

찬 공기에 식어가고

걷다 보면 울컥이는 건

기도인지, 후회인지, 구별이 안 된다



하늘 가까운 그 집

돌로 지은 기도 한 채

누군가는 멀다 말해도

그곳은 진실로 돌아가는 길

하늘 가까운 그 집, 나의 안식



누군가 물었지, 왜 거기냐고

나는 말했지, 그곳에 나의 귀가 들리거든

내가 아닌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 곳



하늘 가까운 그 집

침묵보다 더 깊은 노래

걸음마다 덜어낸 무게로

나는 비로소 가벼워진다

하늘 가까운 그 집, 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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