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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이불

by 남궁인숙

아들은 네 살이 될 때까지 '애착이불'

있었다.

오리털 이불이었는데, 잠들기 전엔 반드시

그 끝자락을 손끝으로 만지며 안도감을

찾곤 했다.

나는 처음엔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이 아이가 혹시 애정결핍이 있는 건

아닐까?’

교정해 보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이불깃이 닳아서 해질 때까지,

결국 아이는 자기만의 리듬으로 그것을

놓지 않았다.


다섯 살이 되었을 때, 나는 그 이불을

조용히 치워두었다.

며칠 동안 아이는 잠자리에 들 때마다

그것을 찾았고, 이내 아무 일도 없던 듯

다시 편안히 잠들었다.

아이의 애착은 물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매개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른의 시선에서 보면 단순한 이불 한 장일

뿐이지만, 아이에게 그것은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가교역할이었다.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낯선 세상을 맞이할 용기를 주는

‘심리적 안식처’였던 것이다.


아이의 애착행동은 결핍이 아니라 발달의

과정이다.

자신이 믿고 의지할 대상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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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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