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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으로만 갚을 수 있다.

by 남궁인숙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는

'사랑은 두려움을 녹이고,

새로운 용기를 낳는다.'

말했다.

겨울의 끝자락, 하늘빛이 희미하게 풀리던

오후였다.

유진은 오래된 카페 창가에 앉아 있었다.

커피잔 속에서는 김이 피어올랐지만,

마음은 여전히 얼음 같았다.

그는 떠났고, 남은 건 말라버린 문자

몇 줄과 익숙한 습관뿐이었다.

창밖의 눈송이가 녹아 유리창을 타고

흘렀다.

그걸 따라 눈을 내리던 유진의 시선이

문득 멈췄다.

길 건너에서 한 아이가 넘어졌고,

모르는 여자가 달려가 아이를 안아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어쩐지, 그 품 안의 온기가 자신의 손끝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며칠 뒤, 회사 후배가 컵라면을 내밀며

말했다.

“선배, 요즘 너무 바빠서 점심도 못

드시잖아요.”

그 말 한마디에 유진은 괜히 눈물이 났다.

그녀는 사랑은 그렇게 다시 온다고

깨달았다.

연인이 아닌, 친구의 손길로.

낯선 이의 미소로.

그리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창밖의 눈은 이미 비로 바뀌어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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