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닝'속 커피

보이지 않는 불

by 남궁인숙

'버닝'은 이창동감독이 2018년도에

제작한 영화다.

'버닝'에서 나온 커피는 차가웠다.

불타지 못한 욕망과 공허한 현실이

식은 잔처럼 남아 있다.

뜨겁게 타올라야 할 감정이 현실 속에서

서서히 냉각되어 가는 그 쓴맛.

커피의 향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공허한

잔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불,

그 냄새처럼 짙게 스며든

커피의 쓴맛.”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온

해미(전종서)와 종수(유아인), 그리고

벤(스티븐 연)이 함께 있는 장면 속 커피잔을

떠올려 본다.

대화 중 커피는 거의 마시지 않은 채 식어간다.

여기서 커피잔은 현대인의 불안을 의식하였다.

커피의 쓴맛은 현실의 공허함, 불확실한 인간관계를 상징한다.


식은 커피처럼, 인물들 간의 감정도 점점

냉각되어 간다.

'연소되지 않은 욕망'을 커피의 잔향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커피의 김이 사라질 때, 관계도 증발한다.

이창동 감독은 '커피의 온도'로 감정의

거리감을 시각화했다.


'버닝' 속의 커피는 뜨겁지 않았다.

그건 늘 식어 있고, 마시지 않은 채

테이블 위에 놓여 있고, 부각되지 않는다.

해미, 종수, 벤

이 세 인물은 커피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지만, 그 대화에는 항상 온기가 없다.

잔 속의 커피는 식어가고,

그들의 관계 역시 그렇게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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