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차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시를
가로지르며 조용히 달렸다.
원장 연수를 위해 떠난 길이었지만,
와인열차의 흔들림 속에서 문득
‘오늘은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창밖은 아직 어둡고 고요했지만,
마음은 들떠있었다.
전라북도 정읍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내소사'를 들렀다.
고요한 산길과 오래된 사찰의 기운이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듯했다.
사찰 내에 귀한 '춘추매화'가 피어 관광객을
반긴다.
그리고 다시 길을 달려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 채석강에 닿았다.
바람이 청명한 하늘만큼 맑게 불어오는
바닷가에 서서 모두들 파도를 눈으로
즐겼다.
그때였다.
문득 눈앞에 ‘백합죽’이라는 간판이
들어왔다.
백합죽은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시던 음식이었다.
바다가 기꺼이 내어주는 '생합'을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셨다.
생합은 익히지 않은 대합(大蛤) 조개로
주로 국이나 해물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
깨끗이 씻어 포일로 감싸 팬이나 석쇠에
구워 먹으면 짭조름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
생합은 가을과 겨울이 제철이어서 지금이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
정성껏 생합을 까서 쌀과 함께 오래 끓여
만든 그 맛이 바로 '백합죽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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