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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두 잔의 위로

학부모 상담 기간

by 남궁인숙

그날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학부모

상담 기간이었다.

연달아 상담이 이어지다 보니, 머릿속에는

다음 상담 체크리스트가 쉼 없이 돌아가고,

상담 내용은 계속 겹치고,

입도 마르고,

목소리마저 점점 마르는 듯했다.


그때였다.

한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원장실로 들어왔다.

손에는 카페에서 막 건네받은 듯 따뜻한

커피가 들려 있었다.


원장님, 오늘… 많이 힘드시죠?

이거 드시면서 잠깐이라도 쉬세요.”


그 말이 어떻게 그 순간, 그렇게 정확히

나에게 닿았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그저 건네받은 커피 한 잔인데,

종이컵의 온기가 손끝에 닿는 순간

마치 '원장님도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학부모에게 집중하느라,

손님맞이로 긴장된 하루를 보내느라

내 마음이 얼마나 소진되어 있었는지

그제야 천천히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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