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난 뒤에야 보이는 것들

by 남궁인숙


우리 모두는 일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긴다.

손에 쥐고 있는 물건처럼 익숙해져 버린

관계와 시간, 그리고 몸의 감각들은

평소에는 특별한 의미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들 중 하나가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그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익숙함이 눈을 가리고 있을 뿐,

그것들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근본이었다.


특히, 건강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건강은 눈에 드러나는 업적이나 재산처럼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후순위로 밀린다.

체력이 조금 떨어져도,

마음이 다소 무거워도,

대부분의 사람은

“조금만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말하며

그대로 앞으로 걸어간다.

그러나 건강을 잃고 난 뒤에는 그동안의

무심함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

실감하게 된다.

앓아누워서야 비로소 일상의 소소한 체력,

잠에서 편히 일어나는 능력,

먹는 것에서 느끼는 기쁨 같은 기본 감각이

삶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건강은 소리 없이 우리 곁을 지키는 동반자다.

크게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지만,

모든 활동의 출발점이 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삶을 계획할 때 우리는 꿈,

목표, 성취 같은 단어를 떠올리지만,

그 기반에는 항상 건강이 있다.

건강이 무너지면 계획은 흔들리고,

목표는 멀어지며, 성취에 대한 의지도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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