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세례를 내린 사람

by 남궁인숙


커피가 처음 유럽에 들어왔을 때,

검은 빛깔, 강한 각성 효과, 이슬람 세계에서

건너왔다는 출신 배경까지 그것은 음료가

아니라 의심의 대상이었다.

일부 성직자들은 커피를 '악마의 음료'라고

불렀고,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커피가 너무 빨리 퍼졌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깨어 있었고, 대화는 길어졌으며,

밤은 짧아졌다.

커피는 신앙보다 먼저 일상에 스며들었다.


결국 판단은 교황에게 넘어갔다.

16세기말, 교황 클레멘스 8세는 논쟁을

멈추기 위해 직접 커피를 마셔 보았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악마의 음료가 너무 맛있으니,

우리가 세례를 내려 기독교인의 음료로

만들자.”


이 한마디는 커피의 운명을 바꾸었다.

금지의 대상이던 커피는 승인된 음료가

되었고, 종교적 의심은 사회적 수용으로

전환됐다.

이후 커피는 수도원과 도시, 시장과

살롱으로 퍼져 나갔다.

더 이상 이슬람의 음료도,

악마의 음료도 아니었다.

그냥 사람들이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커피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여기서 문화가 수용되는 방식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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