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 수거함 사진

by 남궁인숙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시간이었다.

가게 간판 불빛만 남아 있는 거리의

한가운데, 누군가가 헌 옷 수거함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에는 ‘위험하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감정은,

설명하기 어려운 '씁쓸함'이었다.


'헌 옷 수거함'은 도시의 한쪽에서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서 있다.

누군가에게는 옷장을 정리하며 가볍게

내려놓는 물건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입을 수

있는 옷,

혹은 팔 수 있는 자원이 된다.

버려진 것과 필요한 것이 한 상자 안에서

만난다.


커뮤니티 공간에서 '헌 옷 수거함'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사람이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누군가는 '헌 옷 수거함'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아마도 '독거노인'이라고

수군거린다.


그러나

정확한 사정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밤이 얼마나 길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저 높이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

저 자세는 위태롭다는 것.

도시는 밝지만,

모든 삶이 다 밝은 것은 아니다.


한국 사회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빠른

편이고,

노인 빈곤 문제는 여러 통계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 장면은 통계표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거리 위에 놓인 한 사람이 몸으로

표현하는 현실 같았다.



'도둑질'이라는 단어로 정리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우리는 질문을 멈춰야 한다.

왜 저 시간에,

왜 저 장소에서,

왜 저 위험을 감수해야 했을까.


헌 옷은 누군가에게는 잉여이고,

누군가에게는 생계다.

도시의 소비는 빠르게 돌아가고,

노인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그 속도 차이가,

그 밤의 장면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 이 사진을 보고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나 나는 이 사진을 보고

분노보다 먼저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부끄러움도 느꼈다.

우리는 무엇을 충분히 나누고 있는가.

제도는 어디까지 닿고 있는가.

안전망은 누구를 빠뜨리고 있는가.


'헌 옷 수거함' 위에 올라간 사람은

단지 한 명의 노인이 아니라,

도시의 그늘을 대신 서 있는 상징처럼

보였다.

그 밤의 불빛은 환했지만,

그 장면은 어둡게 남았다.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난의 말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저 높이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https://suno.com/s/qF3loJk88sBUzVo0




헌 옷 수거함 앞에서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1

사람 없는 골목 끝 가로등 아래

바람만이 옷깃을 흔들고

버려진 계절들이 담긴 상자 위에

누군가 조심스레 올라서 있네


남은 건 헌 옷 몇 벌뿐인데

그 밤은 왜 이렇게 무거운지

도시는 밝게 웃고 있는데

그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져


우우우우

버려진 옷 사이로

남겨진 하루를 찾고 있네

누군가의 지난 계절이

누군가에겐 오늘이 되네


높은 상자 위 위태로운 밤

부디 다치지 말아요

우리가 모른 척한 시간들이

그를 여기 세워두었네


2

간판 불빛 번지는 차가운 거리

발끝은 떨리고 있었지

누군가는 정리한 옷장 속 추억

누군가는 내일을 위한 한 벌



도둑이라 말하면 쉬울 텐데

그 말은 너무 가볍잖아

이 밤의 사정 하나쯤은

우리가 조금은 들어야 하지 않을까


후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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