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연결고리가 끊어진 채로 고장 난 팔찌가 핸드백 귀퉁이에서 비닐에 쌓인 체 천덕꾸러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마침 백화점에 갈 일이 있어서 팔찌를 가지고 AS를 받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팔찌는 여성들의 화려함을 장식해 주는 유명한 액세서리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이다.
액세서리라고 하기엔 제법 가격이 나가는 제품들을 만들어서 판매한다. 많이 알려진 S사의 본사는 오스트리아다. 인지도가 있는 회사의 제품이기에 AS는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매장에 가서 고리가 끊어져서 수리 맡기고 싶다고 하니 매장 직원은 이 제품은 고칠 수가 없다고 한다. 왜 못 고치냐고 물으니 부품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이 제품은 만들면서 AS를 염두에 두고 부품을 별도로 제작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도 공신력 있는 회사의 제품이고, 일부러 백화점에서 구입을 하였으며, 구입한 지 2,3년 정도밖에 안 됐는데 수선이 안 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직원은 표정 하나, 말투 하나 바뀌지 않고 기계음 틀어 놓은 듯 같은 말만 반복한다.
갑자기 언성을 높이는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면 이렇게 팔찌가 끊어져서 오는 고객들에게 어떻게 해주느냐 물으니 구입 1년 미만이면 교환해 줄 수 있지만, 1년이 지나면 그냥 못 고치고 그대로 가져간다고 하였다.
헐~~~ 어이가 없네.
백화점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서 매장을 운영하면서 AS를 안 해주는 이 회사가 소비자에게 갑질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격도 저렴하지도 않고, 받을 만큼 받으면서 서비스는 형편없는 판매가 목표인 회사다.
소비자는 수리받을 권리가 있지 않을까?
액세서리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유행에 뒤처져서 속상한데 수선마저 되지 않게 만들고 판매하는 상술에 약이 올랐다.
소비자에게 계속 새로운 제품을 판매만 하려는 얕은 수법으로만 느껴졌다.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소비자 고발센터를 찾아야 할까 고민을 잠시 하였지만 나의 실행력은 여기 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금은방을 하는 지인을 찾아가서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해 하소연을 늘어놓았더니 맡겨놓고 가면 수리해주겠다고 했다.
며칠 후 팔찌를 찾으러 갔더니 말끔하게 수선을 해서 아주 반짝반짝 아롱거린다.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것을 괜히 혈압만 올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은 이런 일과 저런 일이 다채롭게 쌓여 쳇바퀴를 돌리며 세월의 흔적을 지우며 흘러가고 있다.
오늘이 제일 젊은 날, 제일 기분 좋은 날 , 인상 구기며 애매한 일에 신경 쓰고 살지 말자.
인생살이에는 AS 부품을 만들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