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

by 남궁인숙

출근 전 예약해둔 대학병원의 정형외과 진료를 보러 갔다. 얼마 전부터 새끼손가락 마디가 저린다. 저린다기보다는 약간의 통증이 있고 손가락 마디에 굴곡이 생겨 영 찜찜했다.

일 년 전에 '방아쇠 수지 증후군'으로 엄지를 사용하는 게 어눌해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았었는데 처음에는 증세가 호전되는 듯했지만 통증은 여전했다. 지금은 주사 맞은 부위가 부풀어 올라 옹이처럼 튀어나와 있어서 육안 상 보기 싫고, 손가락도 불편해졌다. 스테로이드 자체가 관절 연골의 변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데 난 이것을 모르고 주사를 두 번이나 맞았다.


병원 대기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자니 호명을 한다. 간호사의 지시대로 영상의학과에 가서 촬영을 먼저 했다. 양손을 펴서 좌우 사진을 찍고, 손가락을 모아서 찍고, 옆으로 찍고 나서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진료를 보았다.

인턴처럼 보이는 어리디 어린 선생님이 증세를 말해보라고 한다.

손가락이 3개월 전부터 변형이 오는 것 같고 약간의 통증도 있고, 누르면 아프고...... 줄줄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담당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손가락을 살펴보시더니"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웬 청천벽력 같은 소리'?

의사 선생님께서는 퇴행성 관절염 증세의 원인으로는 일종의 노화 현상이기도 하고, 유전일 수도 있고, 너무 손을 많이 쓰는 일을 했을 경우라고 한다.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노화 원인에는 할 말이 없고, 유전도 아닌 것 같고, 손을 많이 쓰는 직업도 아니라고 했다. 직업은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이고, 다만 손을 많이 썼다면 컴퓨터를 많이 쓰기 때문에 키보드를 많이 친 이력 밖에 없다고 하니 그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직업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이 규칙을 만들면서 손가락 관절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두는 연습을 하라고 하신다. 파라핀을 구해서 담그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은 그 단계는 아닌 것 같고 파라핀에 담그는 것도 번거로울 테니 우선 따뜻한 물에 담가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 달 치 약을 먹어보고 진행되는 상황 보고 약도 줄여 본다고 하신다.

의사 선생님 말씀에 나름 믿음이 갔지만 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말 자체가 충격적이다.

나이 듦을 즐기려고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없던 질병들이 하나둘씩 늘어만 간다.

병원을 너무 좋아했나?

무늬만 젊은 오십 대, 내 몸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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