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어린이집 현관은 아수라장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등원 길에 엄마 옷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아이,
어린이집 현관에서 불안에 떨면서 엄마 품에서 내려오지 않는 아이,
신발을 벗지 않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아이,
어린이집 안으로 억지로 데리고 들어가려는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는 아이,
현관문을 붙들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악을 쓰면서 '아니야~'를 외치고 있는 아이,
어린이집 현관에 떨궈 놓은 채 직장으로 출근한다고 사라져 버린 엄마에 대한 분함을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부르르 부르르 떠는 아이,
엄마가 보고 싶지만 조금만 참아보자고 달래주는 선생님에게 분풀이하듯이 선생님을 주먹으로 치는 아이,
선생님 품에 안겨 겨우 교실에 들어와서는 바닥에 엎드려 서럽게 울면서 작년 담임선생님이신 우리 선생님에게 데려다 달라고 눈물을 흘리는 아이,
다행히도 엄마와 함께 적응기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양육자와 함께 있어서인지 방글거리면서 교실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잘 다니던 기존 아이들도 갑자기 교실이 바뀌고, 선생님도 바뀌니 적응하기 힘든 모양이다.
낯선 교실에 있는 것이 싫은지 자꾸만 예전 교실로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어떤 아이는 예전 교실에 몰래 들어가서는 휴식영역에 누워보기도 한다.
일 년간 지냈던 교실이 그리웠던 것 같다.
우리 선생님이가 보고 싶다고 하염없이 눈물을 보인다.
'그만둔 우리선생님이를 무슨 수로 데려다 놓니? 원장선생님도 우리 선생님이를 데려다 놓고 싶구나.'
바닥에 드러누워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처럼 두어 시간째 그 상태다.
거짓말처럼 점심시간이 되니 어린이집은 폭풍우가 휘몰아친 뒤 소강상태인 듯 조용해진다.
나도 잠시 숨을 돌리고 교실 라운딩을 해본다.
식판 위에 가득 담긴 밥과 떡만둣국은 어른들이 먹기에도 양이 많아 보이는데 먹성 좋은 아이들은 후루루 쩝쩝 잘도 먹는다.
첫 등원에도 의젓하게 숟가락을 사용하면서 밥을 잘 먹는 아이도 있고,
절대로 난 밥을 먹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같은 아이도 있고,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아이도 있고,
교구장에 붙어서 교구들만 만지고 노는 아이 등
신학기에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진 풍경들이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이런 모습이겠지?
퇴근 무렵이 되니 온몸에서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 것 같다.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라는 표현은 이때 하는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오늘 하루 동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교직원들은 하루일과를 정리하면서 키즈노트에 사진을 올리고, 공지사항도 올리면서 첫 등원일에 특별히 관찰된 내용으로 부모님과 상담까지 하는 것 같다.
저출생으로 어린이집 영유아들이 감소되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어린이집에 등원해서 적응하느라 울어 줄 수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아이들의 어린이집 첫 등원일,
'아이들에게 오늘은 얼마나 긴 하루였을까?'
선생님들의 오늘도 참으로 긴 하루였을 것이다.
둥근 지구는 오늘도 잘 굴러가고 있고,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또다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용하고 즐거운 등원길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