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화분 만들기

by 남궁인숙

아이들과 함께 생태학습을 한다고 하면서 상자텃밭이 플라스틱인 것이 계속 마음속에서 걸렸다.

지구온난화, ESG, 탄소중립, 생태학습 등 어린이집에서도 요즘은 자연위기에 대해 보육과정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지구를 살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학습한다.

식물과 토양, 해양 등 산림을 잘 조성해 주고 자연 그대로의 습지를 보존하고, 농작물 재배 방식을 환경의 훼손 없이 경작할 수 있다면 탄소 흡수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오존층은 파괴되어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하고,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도 사라지고 펭귄도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의 전환으로 지구는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농산물의 대량 생산을 위해 고유성분은 조작되고, 숲은 마구잡이로 파괴되고, 지구는 계속해서 더워지고 있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얻어낸 결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최일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식목일에는 산소의 공급원인 나무를 많이 심어야겠고,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면서 탄소배출의 원인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것이다.

어린이집 일과에서 할 수 있는 노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해 본 결과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는 상자텃밭을 나무로 바꿔보는 일이었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미미한 노력이지만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플라스틱 상자텃밭은 가볍고 내구성이 높아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플라스틱 사용으로 발생되는 환경오염은 오늘날 더 큰 문제로 부상되고 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니 우리가 먼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보자고 아이들과 함께 의견을 모았다.

물론 상자텃밭 하나 바꾼다고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작은 노력이라도 해보자는 의견이었다.


아이들과 텃밭을 가꾸면서 플라스틱 상자텃밭을 언제, 어떻게 교체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

푸른도시과에 원목으로 짠 화분을 나눠줄 수 있다는 공문을 접하고 신청했다가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하여 원목텃밭을 나눔 받지 못했다.

나는 어린이집에서 방부목으로 재단하여 화분을 나무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방부목 또한 환경에 옳지 않은 소재지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견고하기는 방부목 만한 목재료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물론 화분을 직접 재단해서 만드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기성품들은 너무 허접하여 한번 사용하고 나면 바로 부서지기 쉬운 것들이었다.

나무를 재단하는 기계가 위험해서 아이들이 등원하는 평일에는 화분을 만들 수가 없었기에 주말을 이용하여 목수아저씨를 고용하여 화분을 만들기로 하였다.


요즘처럼 날씨 좋은 계절에 주말에 출근하라고 하면 좋아할 교직원들은 없을 것이다.

결국 원장선생님은 토요일 오전 6시 반에 출근해서 주문한 방부목을 배송받고, 목수아저씨와 함께 하루종일 재단하고 만드는 작업을 지켜보았다.

하루에 일을 끝낼 수도 없었고, 다음날 일요일에도 만들어야 했다.

목수아저씨들은 서둘러서 하는 것 같았지만 일은 진척이 되지 않았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도울 수도 없고 구경만 할 밖에........

조금만 서둘러 줘도 빨리 끝낼 것 같은데 일이 쉽지 않은가 보다.

일하는 도중에 화분에 달아야 하는 바퀴도 사러 가야 했고, 화분 안에 넣어야 하는 비닐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나는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비닐을 구하러 다녔다.

일요일에 상가들이 문을 여는 곳도 없었지만 마땅히 속재료로 쓸만한 비닐을 파는 곳도 없었다.

마침 꽃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화분가게 사장님이 비닐하우스를 치다가 남은 비닐이 있다고 하시면서 팔겠다고 하셨다.

정말 어이없게도 너무 비싸게 불렀지만 아쉬워서 살 수밖에 없었다.


비닐을 사들고 아파트 소방도로를 열고서 진입하다가 자동차 문짝을 기둥에 부딪히면서 앞 뒤 문짝을 모두 지~익 긋고 지나갔다.

자동차 수리비만 400만 원 가까이 견적이 나왔다.

이게 무슨 참변이란 말인가?

아침도 굶고, 점심도 못 먹고, 무급으로 휴일도 출근하고, 물건 사러 시내 곳곳을 누비면서 기름 쓰면서 다니는 것도 억울한데 자동차 사고까지 냈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틀이 지나가는데 아직도 화분은 마무리가 되어가지 않는다.

괜히 완성된 기성품을 살 것을 하고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저녁이 되자 목수아저씨는 다음 주에도 나와서 하루 더 일해야 된다고 한다.

마치 공짜로 일해 줄 것처럼 말하는데 이 두 분의 하루 일당이 얼마인데?

대충 정리를 해주고 목수아저씨들은 총총히 사라진다.

주말을 이용하여 대학원을 다니는 주임교사는 학교를 파하고 귀갓길에 잠깐 어린이집을 들렀다.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은 자는 중압감이 안장처럼 어깨 위에 놓여있는가 보다.

휴일이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원목텃밭 만드는 작업을 하는 줄 알고 있기에 둘러보러 온 것이다.

주임교사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도 주말 내내 출근해서 초췌한 얼굴에 드리워진 나의 고단함은 휴~ 하고 날아갔다.

고급지고 멋진 원목상자텃밭에 무엇을 심어야 할지, 상자텃밭 안에서 자라 날 자연물들에 대한 기대감이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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