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에서의 워크숍

by 남궁인숙


시시각각 변화되는 보육정책 현안들은 저출생과 맞물려 어린이집의 보육교직원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누구보다 어린이집 원장선생님들은 보육의 책임자로서 열의를 갖고, 보육의 선봉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요즘의 보육정책에 대한 사안들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입학식을 치르고 두어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어느 정도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해 주었고, 어린이집은 지상낙원처럼 평온한 상태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원장선생님들도 이때쯤엔 한 번쯤 시간을 멈추고 싶어질 것이다.

보육의 전문적인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세미나가 필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새롭게 변화되어 가는 보육의 현안들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의 타당성도 검토해 보고, 해결되지 않고 있는 보육 문제에 대한 문제도 제기해 보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해결책과 실천방향 등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워크숍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워크숍을 통해서 어린이집 현장의 운영상의 어려움 등 여러 원장선생님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보육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도모하기 위해서 열띤 토론도 해 보아야 한다.

정책적으로 유보통합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의 영유아 보육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도 있다.


연합회에서는 오월에는 원장님들이 서로 손잡고 계절이 주는 생동감을 맛보면서 옆 사람과 말도 걸어보면서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워크숍 장소를 찾아 헤맸다.

몇몇 원장님들과 함께 한 답사 장소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자연경관이 빼어난 한반도 중서부 화산지대를 관류하는 한탄강으로 정했다.

한탄강은 큰아들이 근무했던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서 왠지 친근한 지명이기도 하였다.

한탄강 일대를 돌아보다 보니 2020년 7월 7일 국내 4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곳이었다.

연합회 워크숍 장소를 한탄강일원으로 정하고 2주 동안 일사천리로 워크숍 준비를 마쳤다.


드디어 워크숍을 떠나는 날이다.

이른 아침 약속장소에 모여드는 원장님들의 밝은 미소와 함께 워크숍의 즐거움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지역의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원장선생님들을 지지해 주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찾아오신 구청장님의 깜짝 방문만으로도 소녀소녀한 원장선생님들은 아이들 마냥 본인보다 더 어린 구청장님을 향해 텐션이 업되고 있었다.

구청장님의 배웅만으로도 몸속의 엔도르핀이 춤을 추면서 독소를 제거해 준다.


한 시간 반을 달려와 보니 어느 사이 철원 주상절리 드르니 매표소 앞이다.

주상절리 드르니 매표소 앞에 모여서 워크숍의 꽃인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을 찾으라고 한다면 바로 오늘 이 시간에 피어있는 주상절리 드르니 매표소 앞일 것이다.


한탄강 협곡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한탄강 근거리에서 물줄기를 바라보면서 자작자작한 숲길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까르르~ 까르르~ 원장선생님들은 마치 소녀들처럼 웃어주고, 서로 소통하며 화합하는 소중한 시간을 즐기면서 사진기와 한마음이 되어 본다.

출렁이는 하늘다리 위에 올라서서 마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주상절리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니 즐길거리가 한가득이다.

아름다운 환경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다양한 경관을 사진으로 남기는 촬영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원장선생님들은 어린이집의 일상을 벗어나서 여유로운 시간의 호사를 누려볼 수 있었다.




고석정에서 탄 통통배 선장님께서 주상절리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주상절리 (柱狀節理)의 주는 기둥 주(柱)와 형상 상(狀) 자로 '기둥 모양'을 뜻하고, 절리는 암석이 갈라진 것으로 마디 절(節)과 이치 리(理)를 써서 관절의 마디, 즉 관절처럼 갈라진 것을 뜻하는데 이치나 원리를 말한다고 설명해 주신다.


세상에 나온 것들은 그 어떤 것들도 의미 없는 것이 없다고 하였다.

돌의 갈라짐도 아무렇게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이치에 따라 갈라진다는 것이다.

정리를 해보면 주상절리는 용암이 분출하면서 냉각과 응고를 거치면서 부피가 수축하여 생겨 난 '돌기둥 모양의 금'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갈라진 틈을 따라 암석들이 쉽게 풍화되어 주상절리가 많은 곳은 절벽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에 감탄과 함께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주상절리의 아름다운 배경을 뒤로하고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오후에는 철원의 또 하나의 명소인 '고석정'으로 향했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고석정은 철원군의 최고 명승지로 장흥리 한탄강 중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신라 진평왕 때 한탄강에 누각을 세우고 '고석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통통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커다란 고석바위가 볼만하였다.

통통배 선장님은 고석바위를 설명하면서 조선시대의 의적이었던 임꺽정이 숨어 지낸 동굴을 소개해 준다.

고석정의 가장 우수한 특징은 강을 따라 화강암과 현무암이 섞여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석정 양쪽에 위치한 현무암과 화강암들을 둘러보면서 검은색 화가로 알려진 프랑스 추상표현주의 화가, 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피에르 술라주의 작품은 다양한 질감을 만들기 위해 두꺼운 검은색 페인트 층을 숟가락이나 포크, 페인팅 나이프 등으로 긁고 파내는 작업을 하여 어둠 너머의 세계를 그려내는 작업을 하였다.

피에르 술라주의 바로 그런 페인트 작업의 효과가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주상절리나 판상절리의 모습처럼 갈라진 돌의 모습으로 보인다.

유적물이 많이 존재하는 프랑스 남부 출신인 피에르 술라주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봐온 고향마을의 고인돌 형태에 매료되어 예술가가 되었을 때 예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하였다.

지역의 유물이나 유적지만으로도 누군가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에 반해본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면서 그 누군가의 꿈을 위해 영유아기의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소중한 시간을 안내하는 원장선생님들과 함께 '보육'이라는 명제를 이끌어 '함께 하는 보육인'으로서의 결속을 다져본다.

워크숍 내내 충분한 소통과 협력으로 어린이집 운영에 있어서 윈윈 하는 보육생태계를 구축하여 경쟁력을 갖추는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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