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미 스승의 날

by 남궁인숙

'우울한 스승의 날… "다시 태어나도 교직" 20%뿐'


출근길에 읽은 신문 지면의 제목에 '다시 태어난다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지 않겠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제42회 스승의 날을 기념해서 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그리고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단 23.6%만 차지하였다고 한다.

요즘의 학생들의 실태를 보면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여간 힘든 게 아닌 것 같다.

오늘이 스승의 날이기 때문에 신문기자가 조사한 결과를 보도한 것이겠지만 교권의 추락은 한 두 해의 문제가 아니다.

선생님이 학생들을 훈육하던 시절은 저만치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보인다.

내 어릴 적 선생님들의 훈육 방식을 보면 무식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출석부로 머리통을 갈기던 교사도 있었고, 몽둥이로 '엎드려 뻗쳐'를 해놓고 마구마구 두들겨 팼던 교사도 있었다.

말로 하는 학대는 더 과했었다.

"접시물에 코 박고 죽어라" "이걸 글씨라고 썼느냐! 눈 감고 써도 이것보다는 더 잘 쓰겠다"등등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직도 이런 욕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꽤 잔인한 단어로 두뇌 속에 박혀있는 문구인 것 같다.

그 시절에는 이런 것쯤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맞는 학생들도 내가 맞을 짓을 하였다고 인정하였고, 부모님들도 우리 아이를 때려서라도 잘 만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었다.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은 되도록이면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도록 가르쳤고, 그만큼 교육에 목말랐었다.


요즘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산업화,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지구는 하나가 되었고, 많은 인구가 모여 살지 않아도 플랫폼 하나만 있으면 전 세계가 다 이어져 있기에 굳이 어울리면서 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었다.

가정에서도 더 이상 형제자매가 필요 없어지고 있다.

그래서 둘도 아닌 하나만 낳는 게 룰이 되어 버렸다

하나만 낳기 때문에 더 이상 어울리며 사는 법을 생활 속에서 배우지 못하고, 내가 제일 잘난 존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도 교사들의 훈육 상황이 자칫 아동학대로 보이고, 사회 안에서 질타를 받는 직업이 되어버렸기에 보육교사를 더 이상 못하겠다고 현장을 떠나는 교사들도 있다.

교사의 입장에서 마음대로 훈육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방치하기에는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것이 꿈틀거린다.

'그러느니 차라리 내가 이곳을 떠나야지......' 이런 마음일 것이다.

아이들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녔기에 교사가 아무리 사랑으로 잘 보살핀다고 해도 부모의 입장이 되면, 교직원의 사랑이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에는 아쉬운 것들 뿐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아이들이 원장실을 노크한다.

스승의 날이라고 부모님이 알려주신 것이다.

장난꾸러기 성호는 귀여운 스티커를 웃옷의 앞 뒷면에 붙여서 원장선생님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해 준다.

쌍둥이 현아와 현정이는 등원하면서 예쁜 리본을 화환처럼 몸에 걸치고 스승의 날을 축하한다고 원장실에 들어왔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나 봤던 그 리본을 쌍둥이 둘이서 예쁜 문구가 적힌 리본으로 화환이 되어 들어오는데,

쌍둥이의 이런 축하의 기발함이 무척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조차도 겁이 났다.

지난주 가정통신문에 스승의 날에는 어떠한 선물도 지양하오니 보내지 말라고 안내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화(人花)를 원장실로 직접 배송까지 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어린이집에 근무하면서 나로 인해서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은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어린이집 원장으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갖는 '소명감'이라고 여기면서 이 길을 걸어온 것 같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선생님들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보았다.

보육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지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적인 풍토가 하루빨리 조성되기를 바라본다.

어린이집에 운영비가 빠듯하였지만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소정의 선물을 살 수 있는 수당을 모바일로 전송했다.

스승이란 이름은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켜 온 가장 가치 있는 숭고한 단어라고 한다.

이 날 만큼은 스승의 길을 걷는 사명감과 긍지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또한 아이들에게도 스승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겨 주는 마음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보육현장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보육교사들이여!

선생님의 노고에 사랑과 존경을 담아 감사를 드립니다.

스승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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