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유보통합

by 남궁인숙

심연에 갇혀있던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이라는 단어가 다시 고개를 내민다.

지난 30여 년 동안 유보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복잡한 상황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부분들로 현실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어린이집교사와 유치원교사의 자격취득의 차이점들로 어린이집교사가 유치원에 근무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유보통합을 실현시키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최근에 발표한 정부교육개혁 주요 과제들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촘촘하고 질 높은 보육과 교육 개혁'을 외치고 있다.

내용 중에 유아교육과 보육체계를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을 실현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직장 내 상생형 어린이집을 증설하여 어린이집 임차비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계획을 세운다'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유보통합을 추진한다면서 어린이집 확충 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 정부의 상황이다.

정치인들이 가장 만만하게 다가가는 부분이 '보육'인 것 같다.

선거철이 도래될 때마다 반드시 '보육'이라는 주제를 한 입 베어 물어야 선거전에서 힘을 받는가 보다.


오늘은 전남 순천에서 '2023 전국국공립 확대임원연수'가 있는 날이다.

'보육, 지속가능한 유보통합'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회가 열렸다.

유보통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보건복지부 관할의 어린이집과 교육부 관할의 유치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주무부처를 단일기관으로 변경하는 문제를 지금까지도 이루지 못했는데 과연 무 자르듯이 쉽게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부처를 단일화하는 문제가 유보통합의 가장 핵심목표일 것이다.

보육통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늘 설익은 고구마 먹고 체한 것처럼 가슴만 답답해진다.

누군가로부터 "당신은 유보통합에 대해 찬성인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과연 나는 무슨 답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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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교사와 유치원교사는 엄연히 자격기준이 다르고 하는 일조차도 엄밀하게 따진다면 수많은 언어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듯 하지만 파고들면 들수록 많은 부분에서 다른 자격이다.

'때론 같고, 때론 다르다'라고 말한다면 틀렸다고 할까?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자격과 신분이 많이 다른 집단이다.

정부에서는 2023년 말까지는 기준이 다른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사양성과정을 만들어 시행할 것이라고 하였다.

30년 이상을 유지해 온 보육교사양성체계의 과정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현업에 종사하는 보육인에게 많이 궁금한 사안이다.

어떤 연구자가 어떻게 체계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박수를 받을지 아니면 돌팔매 세례를 받을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과연 연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유치원교사와 자격체계가 다른 어린이집교사를 교육의 전문인으로서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과정으로 수준을 맞출 것인가의 문제가 쟁점이다.


때를 맞추어 각종 사설교육연구소에서는 아무런 지침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유치원교사 자격 취득하는 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학생모집에 열을 올린다.

어린이집교사와 유치원교사 간의 자격취득의 차이나는 교육 연한과 교육 수준을 가늠하는 전공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어린이집교사의 자격 취득경로가 너무나 다양하기에 유치원교사와는 다르게 구분하는 게 현실이다.

유치원교사와 어린이집교사의 자격 수준 및 양성과정을 통일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현 제도에서는 유아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유치원교사 자격증과 보육교사 자격증을 함께 취득할 수 있지만 보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유치원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

어린이집 교사 자격증은 대학교 정규과정이 아니어도 학점은행제로도 취득이 가능하고, 교육부에서 발행하는 유치원 정교사 자격이 아닌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하는 자격이다.

이들의 자격을 어느 정도 선까지 인정해주어야 하는지, 또 얼마만큼의 재교육이 필요한 지에 대한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유보통합 시에 이러한 자격기준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쟁점이 될 것이다.

어린이집교사만 교사직무 연수 등을 받아 교육 충당시간을 늘려야 할까?

그렇다면 유치원교사도 복지분야의 교육을 받게 해야 하지 않을까?

2년제, 3년제, 4년제 등 다양한 학기제를 어떻게 통일시켜야 할까?

유아교육과는 3, 4년 과정이 많고, 아직도 보육학과는 2, 3년 과정이 더 많다.

더구나 보육학과는 갈수록 열악한 노동환경이라는 선입견이 있고, 대학에서는 학생모집조차 어려워서 그 많던 보육학과는 없어지고, 다른 학과로 전향하면서 교수들도 살 길 찾아가기 바쁜 게 학계의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어린이집 교사는 영아만 보육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고, 유치원교사 자격증 취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지 연구 중이라고 한다.


유보통합으로 만약에 유치원이 부족하다면 서울시에서 2015년 이후 국공립어린이집을 민간, 가정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하여 억지로 국공립어린이집 개소수만 늘려 꿰어 맞춰 충당했듯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유치원으로 전환할 것을 종용할 것인가?

아니면 통합으로 가야 할 텐데 앞에서 말했듯이 교사자격기준의 자격체계의 문제는 현실의 보육조건을 놓고 볼 때 그렇게 녹록하지가 않다.


어린이집을 유치원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어린이집을 흡수해서 통합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어린이집교사를 유치원교사로 전환한다는 것은 국민적 흥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요소가 될 것이다.

어린이집교사와 유치윈교사를 통합하면 교사의 수준이 낮아진다고 걱정하면서 유치원교사 자격을 상위기관으로 만들고 있다.

'정규과정 학교를 마친 어린이집교사는 정담임을 시키고, 나머지 학점은행제나 2년 제로 학위취득을 한 어린이집교사는 비담임을 시켜야 할까?'

교육복지적 관점의 교사자격을 통합하는 문제가 우선이어야 하지만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통합하는 데 있어서 시설기준에 대한 적용방안도 고민해 보고, 교사처우의 문제, 지원금 체계의 문제, 영유아 교사자격 수준 문제 등 도입될 사안들이 시급하다.

또한 기존의 유치원과 보육의 예산을 어떻게 이관하여 유지시켜 줄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유보통합이 된다면 정부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 표준보육료는 최저가를 기준으로 결정하므로 어린이집 운영구조는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만 5세 같은 연령의 유아를 비교해 보면, 같은 시간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맡겨질 때 지원금의 기준이 확연히 다르다.

2023년을 기준으로 만 5세 표준유아교육비는 55만 7천 원, 반면에 어린이집 표준보육료는 46만 2천6백 원이다. 이만큼의 정부지원금의 차이를 어떻게 채워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동학대예방차원에서 항상 CCTV에 노출되어 있는 보육교사의 근로현실은 어떻게 변화시켜 줄 것인지의 문제 또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유치원도 CCTV에 어린이집만큼 노출되어 있을까?

유보통합에 앞서 보건복지부의 보육사업안내 지침과 학교법의 체제를 비교하여 변경한 모든 지침이 새롭게 나와야 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졸속정책변경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꿈나무들의 성장발달을 저해하는 일은 생기지 말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지침대로 이관되어 영유아보육기관의 지침을 바꾸고 단계적으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짚어가면서 국정과제를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365 어린이집, 거점형 어린이집, 기본보육연장반, 야간연장반, 시간제보육시설 등 새로운 단어를 탄생시켜 어린이집을 방만하게 운영하게 만드는 행정들에 어린이집 원장선생님들은 공황장애가 올 지경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가능 기준안이 제대로 만들어져서 유보통합만이 살 길이라면 재정지원에 목매지 말고, 애매한 기준을 만들어서 보육인에게만 해내라고 종용하지 말아야 한다.

유치원은 유치원대로 역차별이라고 유보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문적인 돌봄의 영유아교육의 동일선과 연속성의 몰 이해가 부른 참사라고 말한다.

영유아의 발달상황을 무시하거나 어린이집교사나 유치원교사 등 그 누구 하나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 유보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새마을 유아원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보육강점을 어린이집에서 이뤄냈기에 보육이 저평가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유보통합을 이루기 위한 토론회 내내 답답하였지만 정부는 앞으로 차근차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국국공립어린이집 확대연수를 통해 토론회를 열었을 것이다.

유보통합의 길로 교육복지적 통합을 이뤄내기를 바란다는 학회장의 마지막 인사말로 토론회를 마쳤다.

보육의 강점이 유지발전되는 유보통합의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토론회를 마치고 난 후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연수를 마치고 다음날 서울로 상경하기 전에 원장선생님들은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순천만 국가정원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멋진 정원을 가꿀 수 있는 대한민국이 무엇인들 못해 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원장선생님들은 정부의 교육개혁으로 유보통합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유보통합 이전에 저출생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지금처럼 영유아의 행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보통합의 근본 목적에 맞게 시설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교육의 공공성을 살려 정치인의 밥그릇 싸움에 밀리지 말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가진 장점을 살려 백년지대계의 유보통합을라며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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