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친구(Arietta)

by 남궁인숙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만난 아름다운 친구가 있었다.

커다란 눈망울, 늘씬한 큰 키에 목소리도 예쁘고 늘 친절했던 친구였다.

같은 나이였기에 우리는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었다.

그렇게 1년 정도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잘 지냈었다.

결혼하고서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카시트 같은 육아 용품 등을 나눠 사용할 정도로 가끔씩 왕래를 하다가 연락이 뜸해졌다.


이십 년이 흐른 뒤 우리는 다시 문자로 가끔씩 소식을 주고받았다.

어김없이 생일날 아름다운 내 친구에게 문자로 연락이 왔다.

"하이! 열정적인 여름 아이 숙의 탄생을 축복합니다~◇♡♤☆"

아름다운 내 친구는 자기와 하루 차이로 태어났다고 좋아하였다.

여름휴가를 양양으로 다녀왔다고 하였다.

양양 서핑캠프 프로모션에 당첨이 되어서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는데 즐거웠다고 하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별일 없냐는 물음에 아름다운 내 친구는 그동안 크게 아파서 무너졌었다고 하였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기에 묻지 않았다.

아주 취미도 많고 멋스러운 친구였는데 건강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우리 나이가 되면 서서히 몸의 어딘가는 고장이 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면 아픈 곳 말하기 대회를 연 것처럼 서로 아픈 곳을 말하기 바쁘다.


그동안 아름다운 내 친구와 만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쁘다는 것은 핑계였을 것이다.

조금만 시간을 내면 얼마든지 달려갈 수 있는 거리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어 지속적으로 친구관계를 굳건하게 지키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각자 하는 일이 다르고, 서로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친구를 사귀는 기준이 순수했던 어릴 때와는 다르고, 현재 하고 있는 분야에서 만나는 지인들이 친구가 되는 게 훨씬 쉽고, 자주 만나는 게 용이하기 때문이다.


내 또 다른 친구는 차로 30분이면 오가는 거리에 사는데도 일 년에 몇 번 만나지를 못한다.

그렇다고 친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나름 서로 간에 엄청난 절친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집 싱크 대 위의 숟가락 젓가락 숫자까지도 알 것이다.

그래서 더 신경을 쓰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가까이 살아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다.

친구끼리는 서로 만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계획하지 않더라도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친구관계는 지속될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관계를 맺고 사는 일이 어렵다

관계를 통해 겪는 피로도가 높고, 그것을 감내하는 일이 점점 더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친구를 사귀는 일이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관계를 위해서 노력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기 싫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내 친구가 크게 아팠었다는 이야기에 늦었지만 그동안 무심했던 나 자신을 질책해 본다.

친구관계는 교류하려고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친구가 보내온 "하이! 열정적인 여름 아이 숙의 탄생을 축복합니다~"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순간 심쿵했었다.

남자 친구가 도로 측을 걸을 때 팔을 잡아당겨 보도 측으로 에스코트해 줄 때 심쿵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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