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위력은 대단했다.
평소에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로부터 또는 가입되어 있는 인터넷 상품 사이트, 보험 사이트, 병원 사이트 등으로부터 나도 기억하지 않고 있었던 생일 축하 문자가 들어오고, 상품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쿠폰 및 할인 쿠폰들을 보내온다.
카톡에 생일이라고 전날부터 안내가 되는 모양이다.
생일이냐고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도 있고, 커피쿠폰을 보내면서 생일을 축하하기도 하고, 향수를 선물로 보내주기도 한다.
물론 생일을 빌미로 안부를 물어오니 기분은 좋았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누군가는 생일이라고 문자가 뜨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안부 문자에는 이 세상에 태어나신 당신은 '하늘의 특별한 뜻'이 있어 태어난 귀하신 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하늘의 어떤 특별한 뜻을 품고 태어났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직까지 살면서 하늘의 특별한 뜻을 갖고 태어났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오로지 삼시세끼 밥을 먹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온 무의미한 건조한 삶이 아니었던가?
생일을 다른 말로 '귀 빠진 날'이라고 표현한다.
엄마가 아기를 출산할 때 아기 머리가 자궁 밖으로 나오면서 엄마가 가장 고통을 느끼는 순간은 아기의 머리 중 귀 부근이 빠져나올 때라고 한다.
귀 부근이 머리 중에서 가장 굵기 때문에 고통이 크다고 한다.
그래서 생일을 '귀 빠진 날'이라고 표현한다.
나의 엄마는 나이 들어서 힘겹게 여섯 번째로 딸아이를 낳았고, 귀 빠진 날에 미역국을 드셨을 것이다.
그 딸아이는 지금의 내 나이에 돌아가셨던 엄마의 살아생전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귀 빠진 날에 그리워한다.
생일은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올해부터는 의미가 더 특별해졌다.
만 나이를 계산하는 기준 일이 생일이기 때문이다.
올 해부터는 만 나이가 진짜 자기 나이가 되기 때문에 생일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생일이 돌아와서 나이 한 살을 더 먹어버렸다.
생일을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 나왔으니 의미 있는 씨앗 하나 뿌려놓고 가라고 했는데
2023년 생일을 맞이하면서 기념식수라도 해야 할까?'
직원들은 고맙게도 해마다 잊지 않고 예쁜 꽃과 케이크로 나의 귀 빠진 날에 깜짝 파티를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