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한(枯旱)

가뭄으로 식물이 말라죽음

by 남궁인숙

주말을 지내고 출근해 보니 어린이집 화단에 심어 놓은 고추모종이 극심한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가뭄으로 모두 말라버렸다.

가뭄으로 인해서 한참 잘 자라던 고추모종이 말라서 배배 꼬여 있었다.

옹기종기 매달려있는 풋고추가 아까워서 풋고추들을 따고 있으니 할머니 한 분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가뭄 때문에 식물이 바짝 마른 거야. 물을 안 줘서 그래."라고 하면서 지나가신다.

맞다.

지난주에 그렇게 더웠는데 물을 한 번도 주지 않았던 게 생각이 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식물들을 들여다보지 않았었다.

'그럼 내가 안 들여다봤다고 하지만 교직원들은 뭐 했지?'

뾰로롱~~~~ 화가 머리 위로 올라온다.


교직원들도 요즘 휴가철이다 보니 돌아가면서 휴가를 가고, 또 휴가를 다녀온 교사들이 출근을 하면서 리듬이 깨져있었기에 화단을 돌 볼 틈이 없었을 것 같다.

지난주에는 너무 무더웠고, 아이들도 여름방학인 누나, 형들과 함께 집에서 지내거나 부모님과 함께 휴가를 보내느라 결석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어수선한 한 주를 보냈다.

화단을 돌 볼 여력도 없이 모두들 더위와 싸우느라 분주하기만 했던 한 주였던 것 같다.

덥다는 핑계로 화초들에게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니 화단의 고추밭도 엉망이 되어버렸다.

봄부터 계속 열심히 키워왔던 화초들이 모두 수분이 부족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수도관에 묶여있던 샤워기 줄을 풀어서 화단으로 끌고 왔다.

시원하게 화초들에게 샤워를 시켜주기로 맘먹고 열심히 샤워기 줄을 휘둘렀다.

물을 주는 내내 내가 더 시원해졌다.

화초들이 그동안 얼마나 더웠을까......



가뭄으로 식물들이 말라죽어간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과 무더위로 토양생태계까지도 파괴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토양에 살고 있는 미생물은 양분이 되어 식물의 생장을 촉진시켜 준다.

또한 토양침식도 막아줄 수 있지만 토양탄소가 사라지면 폭우 시 토양 침식이나 산사태 등의 위협을 증가시킨다.

적당한 기후를 제공받는 식물이 대기 중에서 광합성을 할 때 식물들이 대기 중에서 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식물들이 토양에서 분해할 수 있다면 식물의 탄소가 토양에 잘 저장되어 식물들의 생장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내일이면 입추, 그리고 곧 말복이 다가온다.

입추가 되면 태양 빛도 바래질 것이고, 바람의 기운도 달라질 것이다.

덥지만 그때까지 참고 견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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