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는 황소 4 - 이중섭 화가

by 남궁인숙

드디어 이중섭 화가의 서울 생활이 시작되었다.

전시회 준비를 하면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자주 보냈다.

편지 내용에서 어떤 심정으로 지금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안간힘을 다해 제작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의 아내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편지에

'이번 전시가 끝나는 대로 당신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확실하니 걱정하지 마시오.

진실하고 귀여운 나의 남덕군.

나는 게으른 사람 같지만 유유히 강해지고 있어요.

나는 자신만만합니다.

나는 반드시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대들에게 가려고. 내가 나흘 전에 찍은 여권 사진이요.'

이중섭 화가는 아내에게 편지 속에 사진을 동봉하였다.


이 사진은 당시 이중섭 화가가 아내에게 보냈던 사진이다.

2002년 옥션의 출품작이다.

그 당시에 1억 원에 낙찰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이 편지를 볼 수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매입했다가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되었다.



위의 편지 내용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나의 '아고리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고리군은 이중섭 화가의 별명이었다.


당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아고리군은

머릿속과 눈이 차츰 더 밝아져

자신감 넘치게 작품 제작에 열중하고 있오.


한없이 살뜰하고 한없이 상냥한

오직 나만의 천사,

더욱더 힘을 내어 조금만 더 버텨줘요.


기필코 나 화가 이중섭을 사랑하는 당신을 아름다운 행복의 천사로 만들어 보이겠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남덕 천사 만세 만세 만만세.


그때 당시에 최고의 애정 표현은 만세 만세 만만세였던 것 같다.

이중섭 화가는 아내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종종 그림엽서를 보냈다.

아이들이 아빠의 그림을 보고 싶다고 조르곤 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빠그림을 보여주려고 편지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엽서에 글과 함께 그림을 그려서 보냈다.



큰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일부 제목이기도 한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소달구지'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제주도에서 함께 지낼 때 소달구지를 타고 놀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려봤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두 번째 막내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편지 내용이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의 귀여운 태성이.

아빠가 이번에 가면 꼭 자전거 사줄게.'

그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전거를 사준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왜 이런 표현이 등장할까?

이때 자전거가 막 나오기 시작해서 시중에서 판매되었고, 당시 자전거 금액은 너무 비쌌다.

요즘의 경차 한 대 가격이랑 맞먹었을 정도로 아무나 살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자전거를 꼭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이중섭 화가는 처음 가족들이랑 헤어지고 1년 만에 가족을 만나러 일본에 갔을 때 둘째 아들에게 아빠가 만나면 꼭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못했었다.

이때는 돈이 없어서 일본에 갔을 때 빈손으로 갔으니 막내아들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아빠가 올 때 자전거를 사 오기로 했는데 아빠는 거짓말을 했고, 빈손으로 왔다고 하면서 둘째 아들은 삐진다.

그리고 이틀 동안이나 아빠하고 말도 안 하고, 아빠는 거짓말쟁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계속적으로 아들에게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다.

"아들아, 조금만 기다리 주면 진짜 자전거 사줄게."

이번에 가면 진짜 자전거 사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렴."


편지 내용을 보면 일말의 의심도 없이 성공적으로 서울 전시회를 끝내고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는 자전거를 사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실패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드디어 서울 명동에 있는 현재 롯데백화점, 그때 당시 미도파 백화점 지하 1층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게 된다..

ㅡ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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