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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r 04. 2024

첫 등원


 오늘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라는 기관에서 2024년도 학기의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첫 등원 날이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학부모님께는 안내가 되어 익숙하지만 아이들은 오늘이 첫 등원일이라서 낯선 하루가 될 것이다.

미리 나눠준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부모님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향해 걸어온다.

부모님과 함께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서기는 했지만 왠지 낯선 곳에 첫 발을 디디는 일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엄마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 갇힘을 쓰는 친구도 있고,

신발을 벗지 않고 계속 한자리에 서 있는 친구도 있고,

씩씩하게 원래 처음부터 다녔던 아이처럼 성큼성큼 들어서는 친구도 있다.

형이 어린이집 다니는 것을 봐 온 친구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눈인사를 나누고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교실을 찾아간다.

영아는 여기가 어디인 줄도 모르고 엄마와 함께 교실에 들어선다.

모르는 어른을 마주했지만 신기한 장난감으로 가득 찬 이곳에 옆에 엄마가 있으니 아랑곳하지 않는다.

커다란 눈망울만 꿈벅이며 손을 흔들며 인사해 주고, 시선 둘 곳을 찾는다.



 올해는 신기하게도 작년에 비해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모두 어딘가에서 워밍업을 하고 왔나?'

아이들의 절규하는 울음소리를 한나절동안은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근했는데 오늘은 신학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용하였다.

물론 부모님과 함께 등원한 탓도 있겠지만 예전과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요즘 아이들은 정신연령이 높은 것일까?'

신입원아 적응기간에 어린이집이 이렇게 조용해 보기도 처음이다.


 담임선생님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다.

낯선 곳에서의 시작을 이렇게 잘할 수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대로 자기 자리를 찾아 앉고, 옷을 벗어서 반듯하게 개켜서 자기 사물함에 보관하는 일을 척척해낸다.

동생반과 형님반을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새롭게 입학했으니 즐겁게 잘 지내보자는 인사였다.

원장실에 와서는 '일 년 동안 잘 키워주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인사를 한다.



 담임선생님들은 입학을 기념하면서 교실 앞에 부착할 사진을 먼저 찍어주었다.

누리과정을 통해 놀이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어린이집 안에서 꿈과 사랑을 나눠 가질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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