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집에서 일곱 살 아이들과 원장 선생님이 심리상담사로서 탐색 중인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감상해 보고, 앙리 마티스의 그림 속 여행을 시작해 보았다.
아이들에게 ‘앙리 마티스’라는 화가의 생애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앙리 마티스가 어린 시절 자기 엄마로부터 선물 받은 물감 한 통이 앙리 마티스를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실린 그림책을 읽어주고, 앙리 마티스가 생애 동안 그렸던 여러 가지 작품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그림을 같이 그려보고 싶은지 선택해 보라고 하였다.
노년에 앙리 마티스가 가위질로 만든 작품을 아이들은 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푸른색의 〈이카루스〉를 고른다. 아이들의 표현대로 앙리 마티스는 〈이카루스〉를 마음대로 오린 것처럼 보이지만 간결하면서도 역동성이 느껴진다.
원장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앙리 마티스가 말년에 cut out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던 〈이카루스〉의 탄생 배경을 말해주었다.
“평생을 화가로 살아온 앙리 마티스에게 ‘폐색전증’이라는 질병이 찾아왔단다. 그는 지속적으로 병을 앓고 살면서 유화 물감이 폐에 좋지 않다는 의사 선생님의 경고에 의해 평생을 통해 그렸던 유화를 그릴 수가 없었어. 그래서 마티스는 다시 70세가 넘은 이후에 cut out 기법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
cut out 기법이라는 것은 과슈 물감을 캔버스에 칠해서 말린 후에 말린 캔버스를 다시 가위로 오려서 붙이는 기법이야. 그렇게 완성된 작품이 바로 〈이카루스〉란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 대한 열정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폴리네시아〉라는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그때 앙리 마티스의 나이가 77세였어. 너희들의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같은 나이였단다.
미술작품도 사람의 외모나 목소리처럼 나이가 들면 나이 먹은 사람의 작품처럼 연륜이 묻어나는데, 앙리 마티스는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새로운 예술의 창조를 시도하면서 청년의 예술로 승화시켰단다.”
나는 아이들이 잘 알아들었을지 궁금했다. 그림을 좋아하였기에 몸이 아픈데도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서 붓에서 가위로 도구를 바꾸어 가며 작품 활동을 한 앙리 마티스의 이야기에 숨죽이며 귀를 쫑긋거린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입 모양에 힘을 주며, 고사리손으로 열심히 오리고, 색칠하고, 붙이기를 반복한다.
아이들과 흔히 할 수 있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그림놀이에서 아이들의 표정은 예술가에게 볼 수 있는 표현의 환희가 느껴진다. 그 순간 아이들은 예술가가 되어 있었다.
간간이 나는 〈이카루스〉의 작품을 설명해 주고 “여기서 빨간색은 심장이고, 노란색은 하늘과 깃털이란다.” 그리스 신화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노스 왕의 요청으로 위대한 발명가였던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수 있는 미궁을 크레타에 세우게 하였는데 이 비밀이 새어나갈까 봐 두려웠지.
그래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높은 탑에 가두게 된단다. 아주 높은 탑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신하들에게 계단을 지키게 했어.
다이달로스는 탑 안에 있던 양초와 탑의 좁은 창문을 통해서 날아온 새의 깃털과 나뭇잎 등을 사용하여 날개를 만들었지. 그래서 이카루스는 이 날개를 달고 다이달로스와 함께 탈출했다고 해.
이카루스의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한 가지 당부를 했어. 태양 근처에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 했어. 왜냐하면 양초로 만들어졌기에 뜨거운 곳에 가면 녹아버리거든.
이카루스는 날개를 달고 자유를 얻게 되니 너무 즐거웠던 거야. 높은 성안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너무 자유로웠지. 그래서 아버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만 태양을 향해 겁 없이 날아오르다가 태양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지.
이카루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날개와 몸에 접착했던 양초가 녹으면서 그만 바다로 추락해서 죽었단다.
이카루스는 비극적인 사람이었지만 높은 성에서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날고자 했던 인간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기도 했단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이에 아이들은 작품을 오리고 붙이고 색칠하면서 모두 완성하고서 뿌듯해한다.
“자, 그러면 그림 속 이카루스를 보면서 앙리 마티스가 했던 것처럼 색종이를 오려서 붙여보니 기분이 어때?”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들이 만든 작품을 벽에 붙이면서 “이카루스가 아빠 말을 안 들었어요.” “음……. 재미있었는데, 이카루스가 불쌍해요. 그리고 용감해요.”라고 한다.
오늘 어린이집에 놀러 온 앙리 마티스! 색의 의미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 준 앙리 마티스의 미술사의 업적을 아이들이 오랫동안 기억해 주기를 바라면서 즐겁게 오늘의 명화 이야기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