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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r 10. 2024

내게 벌주는 방법

 토요일 'K콘텐츠학과' 수업이 개강을 하였다.

대학원 석사 수업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였다.

사이드잡, 대학교수.

수업에 수강신청을 해주어 사할 따름이었다.

지난 학기에 강의한 수업평가가 꽤 잘 나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학생들의 기대에 부흥하려면 그만큼 수업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첫날 수업을 아주 재미있게 마치고, 체육관에 들려 운동하고, 집에 가는 길에 족발을 시켜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하루종일 말을 너무 많이 했고, 운동까지 적당히 했더니 배가 고팠다.

족발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드라이한 와인을 한 병을 따서 족발을 안주 삼아서 잔뜩 먹어버렸다.

배고픈 걸 참지 못하는 나의 왕성한 식욕은 오늘도 다이욧은 완전히 실패였다.

방학 내내 놀다가 여섯 시간 동안 수업을  탓도 있지만, 배가 터지도록 배불리 먹은 원인으로 숟가락을 놓자마자 꿀잠을 잤다.


 다음날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양쪽 눈이 거의 매몰되어 사라졌다.

나는 온데간데없고 돼지 한 마리가 웃으면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눈을 질끈 감고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강으로 냅다 달려갔다.

최대한 보폭을 넓게 하고 만보를 걷고 뛰었다.

헐떡이는 내 습이 웃겼지만 난 이렇게라도 내 몸에 벌을 주어야 원상복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십 살이 넘는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불청객, 이때가 되면 대부분 여성들에게는 갱년기가 온다.

분주한 일상으로 갱년기를 느낄 겨를도 없이 살아왔지만, 갱년기에는 폭식 후 다음 날에 원래 상태로 몸무게를 돌려놓지 않으면 오늘 오른 몸무게는 자기 체중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힘든 조깅으로 내게 벌주는 일을 자청했다.


 오늘은 완전히 날이 풀려서 상쾌한 봄날 같다.

한강에 나온 많은 인파들은 사이클, 경보, 조깅 등 본인에게 맞는 운동방식으로 휴일을 만끽하고 었다.

이렇게 황금 같은 일요일이 조용히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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