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새작가 Apr 17. 2024

유보통합? 아직 갈 길 멀다!


 11시에 이른 점심을 먹고 광화문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토론회 장소를 찾아갔다.

서울시의회는 주차장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다.

초대장에 토론회 장소가 '서울시의회'라고만 쓰여 있어서 서울시의회가 위치한 광화문역에 도착하여 6번 출구를 확인하였다.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 안내된 위치 안내에 6번 출구로 나와서 300미터를 가면 된다고 쓰여 있었다.

300미터를 걸어가니 서울시의회 건물이 나왔다.  

도착한 후 안내원에게 이곳에서 토론회가 열리는지 확인하였다.

이곳은 본관 건물이고 토론회 장소는 별관이 따로 있다고 설명하였다.

 안내원은 밖으로 나오더니 돌담 너머에 서울시의회 별관 건물이 보이냐고 물었다.

온통 회색건물인데 별관이 어떤 건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일단 알았다고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돌담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나처럼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오는 사람이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길을 재촉했다.



  

 회색건물 정면에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이라는 표시가 되어있었다.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인포메이션데스크에 가서 물었다.

토론회 장소를 찾는다고 하면서 초대장을 보여주었다.

그는 고갯짓으로 옆건물로 가보라고 하였다.

다시 밖으로 나와서 옆건물로 들어가 보니 출입증을 패용한 직원만 진입할 수 있는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출입증이 없으면 아무나 못 들어가는 것 같았다.

토론회 장소까지 찾아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주소에 적힌 건물 명칭을 제대로 알고 찾아갔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건물이 여러 체가 있어서 나 같은 길치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젠장!

다시 안내원을 찾았다.

초대장을 보여주고 토론회에 참석하러 왔다고 했더니 그제야 게이트를 열어주었다.

내 뒤통수에 대고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하였다.

'촌년이 오늘 촌발 제대로 날리는구나!'


 서울시의회 건물은 본관, 별관, 의원회관 등 세 개의 회색빛 건물이 툭 툭 떨어져 위치해 있었다.

'서울시의원들이 이렇게 권위적이었나?'

'어쩌다가 지역구 행사에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거철에만 주민들에게 읍소하는 거였구나!'

서울시의회의 인포메이션데스크 직원들도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눈으로 말하는 사람, 고개로 안내해 주는 사람, 직접 건물밖으로 나와서 길을 설명해 주는 사람 등 다양하였다.

'누구를 원망하랴.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을.......'



 천신만고 끝에 토론회 장소에 도착하였다.

아는 얼굴들이 보이니 안심이 되었다.

토론회 참석을 위해 여유 있게 두 시간 전에 출발해서 도착했는데 20여 분밖에 남지 않았다.

토론회 내내 발제자의 제안과 함께 각각의 토론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고구마 서너 개를 먹은 듯 답답해졌다.

 대한민국은 초저출산으로 나라의 존폐가 위협받고 있는데 유보통합의 길은 아직도 난항 중이고, 갈길은 멀어 보였다.

내가 오늘 토론회 장소를 어렵게 찾았듯이 유보통합의 길도 참으로 어려워 보였다.


 정작 토론회에 관심 갖고 들어야 할 관계자들은 바쁜 일정을 핑계로 모두 자리를 떠나버렸고, 발제자와 토론자, 그리고 자리 메꾸기 위해 온 어린이집 관계자들만 열심히 듣는 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답답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 과장님께서 나오셔서 두서없이 전하는 유보통합의 전반적인 진행사항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유보통합의 시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보통합의  최종 목적은 최상의 교육의 질을 담보하면서 상향평준화가 되는 것이며, 현재 시범운영하고 있는 선도교육청에 예산을 투입하여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내년 2월에 다시 추가모집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장 내년에 유보통합을 한다면서 선도유치원을 다시 모집한다니..........


 지금은 34명의 추진단이 이관문제등을 협의해 나가는 단계이며, 시청과 교육청의 인력 파견 문제 그리고 이관해야 되는 재정 범위 등을 협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작년 11월에 설명회를 하였으며, 이제는 자치구에 직접 찾아가서  설명하고 협의하겠다고 한다.

내년에는 유보통합이 될 것이나 자치구마다 특색사업이 다양하고 현실적으로 너무 광범위문제를 정리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라고 하였다.

'이 문제를 정부가 몰랐을까?' 정말 어이가 없네.......


 통합모델의 가이드라인은 현재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하면서 6월까지는 설명회를 할 예정에 있다고 하였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자문단이 구성되어 있어서 작년부터 현장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문단을 통해 의견청취를 것이다라고 하였다.

작년부터 자문단을 구성을 해놓고 아직도 의견을 듣는 단계라고 하니 이 또한 어이가 없다.


 

 올해 1월 1일 자로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 내에 유보통합팀을 만들었는데 이 팀에서 내년 이관을 위해 서울시의 영유아 보육, 조직, 직무, 재정 분석을 위한 TF를 운영을 하면서 현장 자료 조사 및 분석하는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은 4,443개, 공무원은 약 430명이며, 순수하게 들어갈 예산이 약 1조 8,700억 정도로 추산이 된다고 한다.

교육청에 잘 이관될 수 있도록 유보통합팀에서 7월 1일 자로 추진단을 만들 것이며, 현재는 유아교육과가 과의 형태인데 과 형태의 추진단이 3팀으로 12명으로 구성이 된다고 한다.

교육청에서는 정부 방안에 따라서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을 해 교육부와 서울시, 전국 시도교육청 협의회를 통해서 이관에 따른 세부 사항들을 협의를 하며 교육부 추진 단계에 맞춰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과장님께서 전하는 내용들은 모두 "~~ 하겠다"라는 말뿐이고, 명확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 같다.


 주제발표에 따른 토론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많은 의견이 있고, 아이들을 위해 좋은 환경을 위해 다양한 부분까지도 지적하고 있었다.

 좋은 방향으로 유보통합이 추진되어 초저출산의 위기가 보육통합으로 '위기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유아교육에 대한 선진국형 모델이 나오기를 바라본다.

탁상공론 같은 더 이상의 토론회는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음에 또 먹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