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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Apr 19. 2024

라멘집에서

 세미나에 참석하러 갔다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도록 일이 끝나지 않아 점심을 먹지 못했다.

오후 4시가 되니 배가 고팠다.

낯선 거리에서 혼자서 식당을 찾아 밥을 먹으려니 적당한 메뉴가 떠오르지 않았다.

큰 건물 사이의 골목으로 들어서니 음식점들이 즐비한데 모두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문을 걸어 잠갔다.

메뉴를 고른다는 건 사치였다.

간신히 스타벅스 건물 1층에 있는 전문식당가를 찾았다.

브레이크 타임에 열려있는 식당은 라멘집뿐이었다.

오늘 점심은 라멘을 먹기로 하고 별 기대 없이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키오스크로 라멘 대금을 지불하고 니 주방에서 종업원이 신속하게 나오더니 반찬을 세팅해 주고 다시 들어갔다.

'얼큰 김치해장라면'을 시키고 '간장계란비빔밥'을 을 시켰다.

라멘만 먹으면 섭섭하니 밥을 추가로 시켰다.

음식을 두 종류나 시켰다고 생각하겠지만 2천 원짜리 비빔밥이 내용물이 얼마나 될까?

 예상대로 아주 소량의 비빔밥에 갓 알에서 깨어 나온 것 같은 맑은 계란노른자가 고명으로 봉긋하게 올려져 있는 '간장계란비빔밥'이었다.

함께 주문하기를 잘한 것 같다.



 뜨끈한 라멘 위에 숭숭 자른 김치와 숙주를 듬뿍 넣고, 송송 썬 대파, 길게 자른 다시마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었다.

일본식당에서 먹는 것처럼 정갈하게 나와서 기분은 좋았다.

국물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어보니 칼칼하니 맛이 있었다.

먼저 비빔밥에 올려진 계란을 터뜨려서 간장을 넣고 비벼서 한입 먹어보았다.

짜지 않고 고소한 특유의 일본간장 맛이다.

식성이 좋은 나는 라멘을 먹을 때 1인분의 면만 먹으면 양이 부족했다.

내 위장의 크기는 라면 한 개 반의 크기였다.

작은 고봉의 비빔밥을 별도파는 건 신의 한 수로 보인다.


 라멘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요리다.

중국의 수타면에서  유래를 찾을 있는데 중국에서 일본으로 수타면이 도입되어 일본에서는 발을 가늘게 뽑아서 현지인의 기호에 맞게 특색 있는 각종 고명을 올려서 먹었다.

관동 대지진 이후에 손수레를 이용하여 거리에서 팔던 것이 전국적으로 유행되어 퍼져나갔다.

1945년 이후로 일본이 식량난에 허덕이자 미국에서는 밀가루를 원조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원조받은 밀가루를 이용하여 라멘을 만들어서 보급하였다.


 라멘은 중국식 요리처럼 다양한 육수를 사용하여 만드는 요리다.

특히 유명한 것은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로 만든 '돈코츠라멘'이다.

나는 식사할 때 밥과 라멘 중에서 고르라고 한다면 반드시 라멘을 고른다.

그 정도로 라멘을 좋아한다.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라멘은 좋아하지만 느끼해서 돼지고기 육수를 넣어 만든 라멘은 싫어한다.

돈코츠라멘은 나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


 라멘은 종류가 다양하여 간장베이스의 소유라멘, 소금베이스의 사오라멘, 된장베이스의 미소라멘 등 고르게 라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메이지 시대에는 라멘이라고 부르지 않고 '난킨소바'라고 불렀다.

일본 라멘은 지역별로 독특한 맛과 스타일을 지녔다.

삿포르,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등 지역마다 다른 라멘맛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라멘의 맛이 다고 해도 한국의 '신라면' 따라갈 수가 있을까?

고춧가루 맛을 듬뿍 낸 신라면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특히 동남아에서 신라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고 한다.

한국의 라면은 일본의 라면과는 다르게 기름에 튀긴 면을 삶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간편 식품이다.

생면을 사용하여 육수에 공을 들여 요리의 개념으로 먹는 일본 라멘과는 다르다.

 배고픔을 달래려고 들어간 라멘집에서 맛있게 먹은 '얼큰 김치해장라면'은 숙주향의 싱싱하고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추천할 만한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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