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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Apr 25. 2024

돈나푸가타 세라자데

Donnafugata, Sherazade

 연말에 친구에게 와인을 선물 받았다.

와인 상자가 고급스럽게 생겨서 아끼다가 드디어 개봉을 하였다.

열어보니 병에 매혹적인 라벨이 붙어 있었다.

와인 이름은 '돈나푸가타 세라자데(Donnafugata, Sherazade)'였다.

아랍지방의 설화를 모아서 만든 '아라비안나이트'의 주인공 '세라자데 왕비'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세라자데 왕비는 현명한 지혜를 가진 자로 천일동안 왕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왕비였다.

이국적인 와인의 라벨은 와인 생산에 영감을 주었던 스토리에 헌신하는 찬사임과 동시에 이 와인은 '세라자데 왕비'의 이야기만큼 매혹적임을 상징한다고 한다.  

와인의 라벨에 그려진 드레스를 입은 긴 검은 머리 여인이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다.

그림을 보자마자 드레스처럼 부드러울 것 같고 와인처럼 매혹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리아 카롤리나가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하고 시칠리아로 급하게 도망치는 모습을 상징한다.


'돈나푸가타 세라자데' 와인은 2006년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시칠리아의 대표 품종인 네로 다볼라 100%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푸드 페어링으로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나 생선요리, 매콤한 아시아 음식이 좋다.

시칠리아에는 지역의 전통적 품종인 네로 다볼라 외에 같은 포도밭에 수 백 년 이상 존재하는 토종품들이 있다.

풍미 있고 개성이 강하며, 깊이 있는 지중해를 표현하는 와인들이다.



 시칠리아는 화산섬으로 인근 도시들이 화산활동으로 세워졌다.

이 섬사람들은 지난 50여 년간 화산활동과 함께 살고 있고, 면적은 제주도보다 13배가 넓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처럼 화산폭발로 멸망한 나라가 있는 것처럼, 화산은 때때로 커다란 재앙을 가져온다.

그러나 시칠리아 사람들은 화산폭발의 위험을 역으로 이용하였다.

50만 년 동안 폭발한 화산은 작은 입자들이 촘촘히 쌓여 한 지층을 이루었고, 화산회토는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이 일반 퇴적층보다 평균이상으로 높아서 아주 비옥하였기에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당하였다.

시칠리아 인들은 화산회토를 이용하여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돈나푸가타의 포도밭은 기원전 4세기부터 존재하였다고 한다.

화산 분출 시기에는 잠시 피했다가 화산재가 가시면 다시 포도밭을 일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에트나 화산 에너지를 와인을 만드는데 이용하였다.

 

 ‘Donnafugata’란 이름은 19세기 ‘피난처의 여인’이란 뜻으로 나폴리의 왕 페르디난도(Ferdinando) 4세의 아내, 마리아 카롤리나(Maria Carolina) 왕비는 프랑스 군대가 왕국을 점령하자 왕의 가족들을 데리고 시칠리아로 도망가서 돈나푸가타 포도밭 자리에 있던 저택에 머물렀다는데 유래한다.

이 역사적인 건물을 당시에 와인을 만들던 랄로(Giacomo Rallo) 가문이 사들였다.

170년 이상의 고품질 와인 경험을 보유한 가문의 4대째인 지아코모 랄로(Giacomo Rallo)는 그의 아내였던 여성 포도재배의 선구자, 가브리엘라(Gabriella)와 함께 1983년 지중해의 정열과 예술을 담은 와이너리 'Donnafugata'를 설립했다.

시칠리아 최고의 와이너리로 평가받는 돈나푸가타(Donnafugata)는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서 깊은 가족 회사였다.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와인 생산자 모임 '그란디 마르끼(Grandi Marci) '의 멤버로 이탈리아 와인의 품질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랄로 가문은 건물을 매입하고서 전통적인 포도밭에 현대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여 와인의 고급화를 지향하였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의 햇살과 건조한 바람은 훌륭한 풍미를 가진 건강한 포도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오늘날 그들의 자녀인 호세(José)와 안토니오(Antonio)는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 팀과 함께 Made in Italy를 대표하는 회사를 이끌어 간다.

장인 정신, 열정, 헌신이라는 철학은 소유주이자 농업 경제학자이자 와인 메이커인 Antonio Rallo의 경영비전이었다.

손으로 수확하는 것부터 숙성 과정에 대한 관리까지 30년 넘게 시대를 초월한 가치로서 품질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였다.

환경과 인류를 최대한 존중하는 와인 생산으로 지속 가능성은 Donnafugata DNA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여기며 와인 생산 방식을 이끌어 오고 있다.


 

 또한 '마리아 카롤리나'를 내세운 스토리텔링을 시작으로 마케팅을 하였다.

유럽의 낭만적인 전설, 문학작품 속 인물의 이름을 활용하여 스토리가 있는 와인을 빚어내고 있다.

예술과 낭만주의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으며,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돈나푸가타의 와인은 시칠리아의 경관만큼이나 아름다운 와인으로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화가 스테파노 비탈레(Stefano Vitale)가 와인의 라벨을 그렸다.

1992년에 시작되어 30년 이상 지속된 5대 주인 안토니오 랄로의 어머니, 가브리엘라와 스테파노 비탈레의 조화로운 이해를 통해서 한 폭의 그림 같은 라벨이 만들어진다.

가브리엘라가 먼저 와인의 맛을 본 후 떠오르는 영감으로 색감과 이미지를 표현하면, 스테파노 비탈레가 시칠리아 감성을 담아서 디자인을 한다.

예술가의 손은 각 와인의 개성을 포착하고 시칠리아의 색상과 땅을 연상시키게 한다.

독특하고 흉내 낼 수 없는 라벨은 Donnafugata의 본질을 중심으로 정의된 여성적 정체성을 표현한다.


수없이 따서 마셔본 와인 마개들

한 잔을 따라보니 밝은 루비 레드 색상이 매혹적으로 다가오면서 미네랄향이 뒤따른다

코에서는 스파이시하면서도 과일향인 것 같기도 하면서 입에서는 탄닌이 느껴진다.

입안이 꽉 찬 것 같은.......

신선한 풍미가 느껴지는 복합적인 맛이다.

어느새 한 병 뚝딱!






'Donnafugata  Sheraz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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