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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Apr 28. 2024

순창은 고추장만 유명한 게 아니다


 팀원들과 함께 전북 순창으로 4시간 반 걸려서 워크숍을 떠났다.

순창은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지역으로 정말 특별한 일이 없으면 갈 일이 없는 곳이다.

 이곳 순창은 고추장으로 유명한데 태조 이성계가 남해안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귀경길에 잠깐 시간 내어 스승인 무학대사를 찾아 순창군에 들러 '만일사'라는 절을 찾았다.

어느 농가에서 고추장에 나물을 넣고 비벼준 

밥을 얻어먹고 환궁했는데 그 맛을 오랫동안 기억하다가 순창에서 먹은 고추장을 진상하도록 했다는 데서 '순창고추장'이 래되었다고 한다.

순창은 이 유래에 따라 '순창고추장'을 지역의 특산품으로 발전시켰다.

재래방식의 순창고추장을 마을의 고추장 장인들이 모여 솜씨를 자랑하면서 순창을 '고추장 마을'로 알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아침에 연구소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운무를 보게 되었다.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연구소 위치가 풍수지리에 따른 명당으로 보였다.

조식을 마치고 순서에 의해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을 둘러보기로 다.

그곳에 도착하니 마을 전체가 한옥으로 이루어져서 아주 멋스러웠다.

 순창군청 주도로 순창읍 백산리 일대에 '순창전통 고추장 민속마을'조성하여 18년째 순창알리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농가에서는 조합 형태의 공동판매를 할 수 있는  전시판매장을 갖추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그곳에서 생산되는 장류 등을 판매하였다.

 


  장맛을 좌우하는 메주를 만드는 최적의 시기는 음력 7월 처서를 전후한 때다.

그때 메주를 만들어서 띄우고, 고추장은 그 메주를 이용해서 음력 동짓달 중순경에 담근다.

 찹쌀을 시루에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돌절구에 옮겨 반죽해 놓은 메주와 함께 섞어서 메로 친다.

여기에 고춧가루, 물, 간장 등을 섞어 저어주고, 간을 맞출 때는 3년 이상 묵은 간장을 다.

이렇게 담근 고추장을 항아리에 담아 햇볕에 내놓고 매일 나무주걱으로 저어서 삭혀 6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맛있는 전통 고추장이 되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관람객을 위해 체험장에서 즉석에서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다.


 순창고추장을 처음 맛본 사람들은 대부분 설탕을 넣은 것처럼 단 맛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순창고추장의 단맛은 설탕이 아닌 엿기름을 이용해서 만든 식혜가 신의 한 수였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찹쌀 함량이 높고, 감칠맛이 뛰어나며, 천일염과 햇볕에서 잘 말린 고추를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고추장 본래의 색과 향이 탁월하다한다.

체험하는 중에도 맛본 고추장이 발효도 되기 전에 맛있는 냄새가 났다.



 고추장을 이용해서 피자를 만들어서 먹어보니 그것 또한 별미였다.

전통방식으로 자연 발효시킨 고추장이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고추장 체험은 재미있었다.

체험장에는 인절미 만들기, 뻥 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었다.


 체험을 마치고 나서 점심을 먹기 전, 순창에서 유명한 강천산을 트레킹 하기로 하였다.

 강천산 가는 길 양쪽에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아주 시원하게 길게 뻗어 관광객을 환영해 주었다



 순창과 담양의 경계를 짓는 강천산은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강천산 안에는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강천사'라는 절이 있다.

한때는 천여 명의 승려가 있었던 큰절이었다고 한다.

강천산군립공원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폭포에서 두 줄기의 폭포수가 분당 6t씩의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강천산은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찬사를 듣는데 산은 낮아도 깊은 계곡, 맑은 물, 기암절벽이 마치 병풍을 치듯 늘어진 모습이라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한참을 다 보니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았다.

강천산은 가을단풍이 더 유명하다고 한다.

 매년 11월 초순이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연초록의 맑은 단풍잎들이지만 가을에는 울긋불긋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등산로 양쪽에 늘어선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로 에워싸고 있어서 걷는 내내 그늘이 되어 주었다.

매년 순창군에서는 가지치기 등으로 일부러 관리를 한다고 하였다.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아서 트레킹으로는 최적의 장소로 보인다.

 토종 다람쥐들이 관광객이 뿌려 준 땅콩을 집어 먹느라 사람들 틈에서도 도망가지 않는다.



 등산로 초입부터 병풍바위를 비롯하여 용바위, 비룡폭포, 금강문 등 명소들이 즐비하고, 마사토와 모래를 깔아 놓아서 맨발 걷기에 좋은 맨발 체험로가 있었다.

요즘에 매스컴에서 맨발 걷기가 유행이라더니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발바닥이 아플 것 같았다.

옆에서 걷고 있던 의과대학 교수님께서는 지금까지 학교에 있었지만 맨발로 걷는 게 건강에 좋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에는 족욕을 하며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서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발 담그고 앉아 쉬어도 좋을 것 같다.

오밀조밀한 산세에 감탄하면서 계속 걷다 보니 어느새 조각상들이 있는 19금 공원까지 올라왔다.

홍화정 옆길로 들어서니 50m 높이에 걸린 구름다리보였.

구름다리를 걸어가고 싶었지만 다시 유턴해서 내려가자고 했다.

하산 후 점심을 먹고 서울까지 올라가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아쉬웠으나 19금 공원에서 돌아가자고 하였다.

기회가 되면 다시 트레킹 하러 오기로 하고

유턴할 수밖에 없었다.


 점심을 먹고 순창군 군수님의 깍듯한 인사를 받으면서 버스에 탑승하였다.

군수님은 우리가 탄 버스가 지나갈 때까지 90도 인사를 하면서 배웅을 하였다.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나는 버스에 탑승한 후 얼마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떨구었다.

어느 사이 버스는 서울 한남대교를 지났다.

워크숍 중에 이루어진 짧은 트레킹이었지만 예쁜 친구도 사귀고, 공기 좋은 곳에서의 호흡으로 온몸이 날아갈 듯 가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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